막판 여름 극장가 후끈 달아오른다…광복절 앞 기대작 4편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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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빅토리'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2편 가세
출혈경쟁 우려도…'탈주' 등 손익분기점 넘은 영화도 속속 등장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막바지에 접어든 올여름 성수기 극장가에서 한국 상업영화 두 편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두 편이 한꺼번에 개봉해 한판 대결을 벌인다.
2024 파리올림픽 폐막과 광복절 휴일이 맞물린 결과로, 개봉작 장르도 다양해 예비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여름 성수기 막판 다시 뜨거워지는 극장가
11일 극장가에 따르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조정석·이선균·유재명 주연의 '행복의 나라', 이혜리 주연의 '빅토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위스터스', '에이리언: 로물루스' 등 네 편이 동시에 개봉한다.
모두 만만치 않은 흥행 잠재력을 가진 기대작들이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를 극장가의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로 볼 때 그 끝자락에 기대작 네 편이 한꺼번에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파리올림픽이 폐막하면서 스포츠에 쏠렸던 대중의 관심이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로 돌아올 수 있는 시점에 광복절 휴일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광복절은 관객이 몰리는 금요일과 주말로 이어져 흥행을 노리는 배급사로선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행복의 나라'는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한 법정물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암살당한 1979년 10·26 사건 당시 김재규의 수행비서관으로 사건에 연루돼 처형된 박흥주 육군 대령의 재판을 영화적 상상으로 재구성했다.
배우 조정석이 박흥주를 모티브로 한 박태주(이선균 분)의 변호인 정인후 역을 맡아 호소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파일럿'에서 코믹 연기를 한 조정석의 변신도 볼거리다.
로맨틱 코미디 '싱글 인 서울'(2023)을 연출한 박범수 감독의 '빅토리'는 세기말인 1999년 경남 거제의 고등학생들이 치어리더 동아리를 결성한 이야기를 담은 청춘 드라마다.
치어리더 동아리의 열띤 응원이 스크린을 넘어 감동과 희망을 준다. 걸그룹 출신 이혜리가 연기뿐 아니라 댄스 실력도 발휘한다.
'트위스터스'는 배우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미나리'(2021)를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신작으로 '트위스터'(1996)의 속편 격인 재난 영화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평원을 배경으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토네이도를 첨단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생생하게 구현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토네이도를 쫓아다니는 청년들의 열정을 그렸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할리우드의 SF 공포영화 시리즈 '에이리언'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1편인 '에이리언'(1979)과 '에이리언 2'의 중간 시기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아직 시사회를 열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지만, 예고편을 통해 전작들 못지않은 스릴과 공포를 예고했다.
이들 네 편은 극장가에서 흥행몰이하고 있는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 지난 7일 개봉한 전도연 주연의 '리볼버', 마블 블록버스터 '데드풀과 울버린' 등과 경합을 벌이게 된다.
기대작 네 편이 동시에 극장에 걸리면서 지난해 여름 한국 영화 '비공식작전'과 '더 문'이 같은 날 개봉해 출혈 경쟁으로 둘 다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탈주'·'핸섬가이즈'·'파일럿' 웃고 '탈출' 울었다
올여름 성수기를 맞아 일찌감치 개봉한 영화들은 성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3일 개봉한 이제훈·구교환 주연의 '탈주'는 흥행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누적 관객 수가 손익분기점(200만명)을 뛰어넘은 데 이어 최근 250만명도 돌파했다.
최전방 북한 군인이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탈출하는 이야기인 '탈주'는 산과 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격전에 강도 높은 액션이 곁들여져 호평받았다.
앞서 6월 26일 극장에 걸린 이성민·이희준 주연의 코미디 '핸섬가이즈'도 손익분기점(110만명)을 넘어 18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흥행몰이 중인 '파일럿'도 손익분기점(220만명)을 돌파하고 빠르게 관객 수를 늘려가고 있다. 극장가에선 '파일럿'이 신작들의 공세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최종 관객 수 500만∼600만명은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린이 관객과 부모를 불러들이면서 극장가의 복병으로 떠오른 한국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의 선전도 눈에 띈다.
쓴맛을 본 것은 이선균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다. 올여름 한국 영화로는 제작비 규모가 가장 큰 작품인데도 누적 관객 수가 70만명에도 못 미쳤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은 글로벌 흥행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에선 아직 200만명도 동원하지 못해 고전하는 양상이다.
6월 12일 개봉해 극장가를 지배했던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처럼 크게 흥행몰이한 작품이 없었던 지난달 전체 누적 관객 수는 1천203만명으로 작년 7월(1천428만명)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탈주'와 '핸섬가이즈', '파일럿'과 같이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 영화가 잇달아 나온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손익분기점을 넘는 영화가 계속 나와야 영화산업에서 투자와 제작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탈주'와 같은 영화의 흥행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