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 "'아없숲' 위해 43㎏으로 감량…동물적 느낌 원했죠"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40 조회
- 목록
본문
살인자의 병적인 감정 연기…"저도 몰랐던 제 모습 나온 작품"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살을 뺀 건 제 생각이었어요. 감독님이 '예쁘게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시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날것'의 느낌, 척추뼈가 드러나는 기괴한 느낌, 동물적인 느낌이 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하 '아없숲')는 김윤석, 이정은, 윤계상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작품 공개 후 가장 주목받은 것은 살인자로 변신한 고민시였다.
고민시는 의문스러운 분위기의 과묵한 모습으로 처음 등장했다가 광기 어린 살인을 저지르고, 범행이 드러나 위기에 몰린 후반부에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악을 쓰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위해 기자들을 만난 고민시는 작품 공개 후 쏟아지는 연기 호평에 대해 "저도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없숲'은 전영하(김윤석 분)가 운영하는 펜션에 유성아(고민시)가 어린 남자아이를 데리고 손님으로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성아는 펜션에 데려온 남자아이를 살해한 뒤 현장을 깨끗하게 치우고 떠난다. 전영하는 여러 정황상 성아가 살인을 저지른 것을 짐작하지만, 끔찍한 일에 휘말리기 싫어 모든 일을 잊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모든 일이 끝나는가 싶었지만, 유성아가 1년 만에 다시 펜션에 나타나면서 전영하는 다시 불안에 떨게 된다. 다시 나타난 성아는 "펜션을 내게 팔라"고 억지를 부리며 영하와 신경전을 벌인다.
고민시는 이번 작품에서 감정을 터뜨리는 연기와 액션 연기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촬영에 가장 긴 시간을 쏟은 것은 유성아라는 인물의 외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면들이었다고 한다.
고민시는 "'예쁘게 보여야만 한다'는 과제가 주어진 작품이라서 외적인 면에 굉장히 많이 신경 썼다"며 "인물의 외면을 아름답게 담기 위한 장면들은 여러 각도에서 찍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런 제작진과 배우의 노력 끝에 화려한 옷차림에 진한 화장을 하고 의문스러운 분위기를 내뿜는 유성아가 탄생했다.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인물의 성격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을 43㎏까지 줄인 것은 고민시의 선택이었다고 한다. 그는 "살을 너무 빼서 기운이 없어 보였는지 감독님이 '그렇게까지 안 빼도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했다.
작품 후반부 유성아는 본격적으로 감정을 터뜨린다. 특히 후반부 유성아가 전영하와 통화하면서 악을 쓰는 장면은 인물의 병적인 정신 상태를 보여준다.
이 장면의 대사는 당초 "아저씨, 도대체 펜션엔 언제 올 거예요?"라는 짧은 문장이었지만, 고민시는 이 장면에서 "아저씨"를 반복해서 외치면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밖에도 고민시는 '아없숲'에서 많은 액션 장면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부 장면은 남자 배우들의 액션 장면에 견줘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격렬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고민시는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시즌3과 '아없숲'뿐 아니라 tvN 예능 '서진이네' 시즌2에도 고정 출연하며 그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는 "그동안 일해온 결과물이 이렇게 한꺼번에 연달아서 공개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예능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배우로서는 캐릭터로서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다짐 때문인지 고민시는 '서진이네' 시즌2에서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척척 해내는 모습으로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화장실 가는 시간이 아까워 물도 적게 마시는 고민시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고민시에게 드라마와 예능 중 어느 쪽이 더 힘들었는지 묻자, 예능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고민시는 "'서진이네'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상상도 되지 않아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의 활약 때문인지 '아없숲'이 공개된 후 배우 김혜수는 고민시에게 "민시 너의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고민시의 시대가 그냥 온 것은 아니다. 웨딩플래너로 일하다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대전에서 서울로 상경해 각종 오디션의 문을 두드린 끝에 배우가 된 그는 "체감상 천 번 정도는 오디션에 떨어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끝에 단역과 조연을 거쳐 '스위트홈'에서 고등학생 이은유 역할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영화 '밀수'에서 당당함과 유쾌함을 겸비한 고옥분 역할로 주목받았다. 그는 '밀수'로 제44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거머쥐었다.
고민시는 '민시의 시대'가 왔다는 김혜수의 평가에 대해 "열심히 일했던 결과물이 한꺼번에 나오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시대는 계속 변하니까요. 또 시대가 변해서 나중에 더 성숙한 저의 시대가 올 거라고 믿고, 열심히 달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