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자' 호아 쉬안데 "박찬욱 작품 주연, 일생일대의 역할"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76 조회
- 목록
본문
8개월 오디션 끝 주인공 '대위' 발탁…"한국 이야기 닮은 작품"
방한해 서울드라마어워즈 참석…"옆 자리에 송강호, 믿기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 주연배우 호아 쉬안데가 이달 2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솔직히 일생일대의 역할(Role of Lifetime)이었죠. 박찬욱 감독님이 제가 항상 꿈꾸던 기회를 주셨어요. 이 작품에 출연해서 영광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드라마 연출작인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는 한국 시청자에게 생소한 베트남계 호주인 배우 호아 쉬안데가 주인공 '대위' 역할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주연을 맡은 호아 쉬안데는 인물의 설정에 맞게 유창한 영어와 베트남어 대사를 소화한 것은 물론, 이중간첩인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이달 25∼26일 개최된 서울드라마어워즈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호아 쉬안데는 2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시상식과 드라마 촬영에 대한 뒷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전날 참석한 서울드라마어워즈 시상식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제 자리 바로 옆에 송강호 배우가 앉아 있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밝게 미소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 주연배우 호아 쉬안데가 이달 2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9 [email protected]
'동조자'는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이 쓴 동명의 소설(원제 'The Sympathizer')을 원작으로 하는 7부작 시리즈다. 국내에선 쿠팡플레이를 통해 서비스된다.
이 드라마는 베트남 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대위'라는 인물이 북베트남 공산 정권의 지령에 따라 남베트남 비밀경찰로 활동하면서 겪는 일을 다룬다.
호아 쉬안데는 "원작 소설을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이 작품을 박찬욱 감독님이 연출한다는 오디션 공고문을 보고 '맙소사,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10년 호주 방송사의 TV 시리즈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한 그는 박 감독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긴 '올드보이'에서 강한 인상을 받아 여러 번 봤다고 한다.
거대 제작사, 거장 감독의 작품인 만큼 '동조자'의 배역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호아 쉬안데는 8∼9개월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한국을 오가며 6∼7차례의 오디션을 보고 나서야 2022년 9월께 출연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호아 쉬안데는 "경쟁률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전해 들은 바로는 수백 명 이상, 1천명 가까운 지원자가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배경에 대해 "저는 이 이야기(원작)를 잘 이해하고 있고 인물에 대해서도 제가 잘 이해한다는 걸 오디션에서 증명하려고 노력했다"며 "아마 다른 지원자들보다 원작을 잘 이해한 덕에 제가 선택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조자'의 주인공 '대위'는 북베트남이 전쟁에서 이긴 이후에도 고국에 남지 못한다. 미국으로 망명한 남베트남 비밀경찰 수장이자 '장군'으로 불리는 고위 인사를 따라가 계속 감시하라는 북베트남의 밀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위태로운 임무를 수행하던 '대위'는 '장군'이 미국 땅에서 훈련시킨 남베트남 군사들과 함께 베트남에 침투했다가 포로로 붙잡힌다. 그는 자신이 북베트남 소속 스파이라고 털어놓지만, 포로수용소 관리자는 그 말을 쉽게 믿지 않으며 그간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기록하라고 요구한다.
이에 '대위'는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밀정.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 모든 일의 양면을 보는 저주를 받았죠"로 시작하는 진술서를 써 내려간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 주연배우 호아 쉬안데가 이달 2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9 [email protected]
이 문장처럼 '대위'는 두 얼굴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파란 눈동자를 가졌고, 미국에서 유학해 영어와 베트남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며, 미국 대중문화와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하면서도 베트남의 공산화를 염원한다.
호아 쉬안데는 "'대위'를 연기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며 "이 인물은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을 느끼더라도 보여줘서는 안 되는 입장에 처한 인물이고, 그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그의 본색이 드러나 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대위'처럼 벽안은 아니지만, 호아 쉬안데는 베트남계 호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점에서 인물과 일부 공통점이 있다.
그는 "'대위'는 동양적인 정서를 갖고 있으면서도 서양의 철학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며 "저는 호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베트남의 정서를 많이 이해하지 못했는데,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대위'의 모습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 주연배우 호아 쉬안데가 이달 26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9 [email protected]
'동조자'는 남북으로 갈라져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베트남의 역사를 담았다. 이런 아픈 역사는 남북이 분단된 한국의 현실과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호아 쉬안데는 서울드라마어워즈 시상식에서 "한국의 이야기와도 닮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박 감독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호아 쉬안데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제작한 것은 한국이 베트남과 비슷한 역사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정치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국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