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란' 강동원 "제작자 박찬욱 감독, 발음까지 잡아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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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김상만 감독 "시대에 대한 관점 담아"
"넷플릭스 영화 논란? 스크린 사이즈가 문제 되는지 질문해야"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배우 강동원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 란'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2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박찬욱 감독님께서 '동조자' 촬영 기간에도 새벽에 일어나셔서 '전, 란' 시나리오를 일일이 봐주시고 조언해주셨어요. 그 에너지가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 란'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은 2일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님은 제게 스승 같은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란'은 박 감독이 대표로 있는 모호필름이 세미콜론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박 감독은 각본에도 참여해 조선시대 임진왜란 전후 권세 높은 양반 가문의 외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 감독은 "(촬영을 마친 뒤) 제가 관성적으로 편집한 것을 박 감독님이 뜯어보시고는 '잘 찍어놓고 왜 이렇게 편집했어?'라고 하시더라"며 "원래 의도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고 돌아봤다.
강동원은 "박 감독님께서 촬영 현장에 오신 첫날 제 발음을 듣고 장음과 단음을 구분해주셨는데, 장원급제가 아니고 장∼원급제라고 직접 정정해주셨다"며 웃었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미술감독을 맡으며 박 감독과 처음 만난 김 감독은 이후 '친절한 금자씨'(2005),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에서는 광고 디자인을 맡아 연을 이어왔다.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김상만 감독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 란'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2 [email protected]
'심야의 FM'(2010),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2014)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은 박 감독에게서 '전, 란'의 메가폰을 잡을 것을 제안받고서 10년 만에 연출에 도전했다.
김 감독은 "평소 계급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었다. 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계급의) 캐릭터들은 모두 시대에 대한 관점을 다 다르게 가지고 있다"며 "그런 것들이 너무 잘 표현돼 있어서 잘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전, 란'은 양인의 신분으로 태어나 빚 때문에 노비가 된 천영이 신분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린다. 종려는 그와 어릴 적부터 막역하게 지냈지만, 노비들의 난을 겪은 뒤 급격하게 신념이 바뀌는 인물이다.
강동원은 "노비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제안이 들어와 좋았다"며 "감정 표현도 기존에 했던 다른 캐릭터들보다 더 많이 하려고 했고, 액션도 좀 더 자유롭게 했다"고 강조했다.
박정민은 "처음에는 천영과 비슷한 검술을, 7년이 지난 뒤에는 조금 다른 느낌의 검술을 각각 표현하려고 했다"며 "천영보다 더 굵고 큰 검을 사용해 동작을 크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기존의 체제를 지키려는 선조(차승원), 백성을 버린 왕이라도 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병장 자령(진선규), 자기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범동(김신록), 무사에서 살인마로 변하는 왜군 겐신(정성일) 등이 나와 말과 무기로 대결을 벌인다.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 란' 기자회견에서 배우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2024.10.2 [email protected]
'전, 란'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돼 일각에선 비판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계가 위기를 맞은 만큼, 영화제의 취지를 살려 극장용 영화에 중점을 둬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도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재밌게 봤고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라며 "그동안 개막작으로 주로 독립영화를 상영했지만, 대중성을 생각한다면 그 영화가 OTT라도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근 영화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시대마다 그 고비가 있었다.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면서 "오만한 말이지만, 영화는 계속 생명을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작품이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될 때마다 논란이 있지만, 논란 자체에 대해 질문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크린) 사이즈가 과연 문제인가. 영화라는 것이 (극장) 상영 조건에 반드시 일치해야 영화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감정을 공유하는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 란' 기자회견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만 감독,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2024.10.2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