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인격 넘나드는 신혜선 연기 호평…'나의 해리에게' 시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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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하기자

    아픈 사연 지닌 등장인물들 교차…설정 과하다는 지적도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해리성 정체성 장애로 두 인격을 갖게 된 주인공이 등장하는 ENA의 로맨스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가 후반부 들어 시청률이 상승하며 주목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두 인격을 연기한 주연배우 신혜선의 뛰어난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과도한 설정에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방송 화면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방송 화면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3일 방영을 시작한 12부작 월화드라마 '나의 해리에게'는 아나운서인 주인공 주은호(신혜선 분)에게 두 번째 인격 주혜리가 생겨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으로, 20일 현재 8회까지 공개됐다.

    주은호는 새벽부터 낮까지는 'PPS'라는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일하고, 퇴근한 뒤에는 두 번째 인격 주혜리로 변신해 '미디어N'이라는 방송사의 주차관리실에서 일한다.

    드라마 초반 주혜리는 자신이 주은호가 된 꿈을 꿨다고 생각하는데, 상담받던 정신과 의사에게서 "사실 혜리 씨는 은호 씨와 같은 사람이고, 두 번째 인격이 생겨난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나의 해리에게' 배우 신혜선
    '나의 해리에게' 배우 신혜선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드라마는 주은호와 주혜리 두 사람의 생활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주은호에게 왜 새로운 인격이 생겨났는지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주요 인물들이 각자 품고 있는 아픔이 조금씩 드러난다.

    주은호는 실종된 여동생 주혜리를 잊지 못하다가 결국 혜리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기로 한다. 그는 혜리가 남긴 수첩에서 주차관리실 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글을 발견하고 직원으로 채용도 되지 않은 상태로 주차장에서 일한다.

    주은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은 뒤 여동생 주혜리가 언니인 자신에게만 의존하려 하자 야단치며 등을 떠밀듯 졸업여행을 떠나보냈다. 하지만 혜리는 그 여행에서 실종돼 돌아오지 못한다.

    주은호는 처음엔 자신의 의지로 여동생의 삶을 살아보기로 하지만, 점차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연인과의 이별에서 온 충격 등이 겹쳐 주혜리라는 인격이 분리되고 혜리가 된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나의 해리에게' 배우 이진욱
    '나의 해리에게' 배우 이진욱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은호에게 두 번째 인격이 생길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주며 헤어진 연인은 바로 8년 동안 교제하던 동기 아나운서 정현오(이진욱)다.

    정현오는 결혼하자는 주은호에게 "나는 결혼 같은 것 안 한다"며 갑자기 이별을 통보한다. 이별 후에도 둘은 몇 년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동료들은 이들이 사귀다 헤어진 사실을 알고 있다. 정현오가 뛰어난 능력과 성실한 태도로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과 달리 주은호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비교당하는 처지다.

    정현오에게는 감춰진 사연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도박에 빠진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떠나고, 화재로 아버지마저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정현오의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줬던 대부업자는 현오를 키워주는 대신 노후에 자신을 돌봐달라는 조건을 건다. 현오는 노인이 된 대부업자를 돌봐야 하는 자신의 짐을 주은호와 나누지 않으려 결혼을 거부한 것이다.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방송 화면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방송 화면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주은호의 또 다른 인격 주혜리는 아나운서인 강주연(강훈)과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강주연은 5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형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아나운서가 된 인물이다. 사관생도였던 강주연은 자신의 임관식에 무리해서 달려왔던 형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런 강주연에게 주혜리는 "살아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며 위로하고, 주연은 점차 혜리를 향한 마음이 커진다.

    그러던 중 주은호는 자신이 앓는 병을 깨닫게 되고 다시 주혜리의 인격이 깨어나지 않게 된다. 강주연은 주차관리실 직원으로 여겼던 주혜리가 타 방송국 아나운서로 일하는 모습에 충격받는다.

    결국 주은호는 강주연에게 자신이 앓는 병을 자세히 털어놓는데, 주연은 "그럼 주혜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혜리를 향한 마음을 꺾지 않는다.

    배우 신혜선
    배우 신혜선

    지난달 2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신혜선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의 해리에게' 시청률은 첫 방송에서 2.0%에 그쳤으나 이후 차츰 올라 최근 3회 연속으로 3%를 넘겼고 가장 최근 방영된 8회는 자체 최고치인 3.5%를 기록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ENA가 그간 방영한 월화드라마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다.

    화제성 조사 회사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주간 화제성 순위에서도 '나의 해리에게'는 9월 3주 차 전체 TV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 가운데 4위에 올랐다. 최근 여러 TV 채널과 OTT 플랫폼이 다양한 로맨스 장르 드라마를 선보였는데, 이 가운데 '나의 해리에게' 화제성이 가장 높다.

    시청자들은 각자 아픈 사연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 신혜선·이진욱·강훈의 연기를 호평하고 있다.

    특히 신혜선은 발랄한 주은호와 우울한 듯하면서도 해맑은 주혜리라는 상반되고 개성 있는 두 인격을 연기해 '연기 차력쇼'를 선보였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그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하는 주간 인물 화제성 순위에서도 4위에 올랐다.

    다만 일부 설정이나 장면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과장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뷰 사이트 왓챠피디아 이용자들은 14년 차 아나운서 주은호가 몇 년 전 헤어진 정현오의 결혼 소식을 접한 충격에 생방송 사고를 내는 장면, 주혜리의 인격이 마치 지적장애인처럼 표현되는 점, 남주인공 정현오의 성장 이야기가 너무 작위적이고 어색하다는 점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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