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일용엄니' 김수미…연기부터 예능까지 '만능 스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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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서 30대에 할머니 역으로 시작해 '국민 배우'
코미디 영화·시트콤·뮤지컬서도 활약…요리 솜씨로 사업까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25일 대중의 곁을 떠난 원로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는 30대의 젊은 나이부터 '일용엄니'라는 역할로 자신의 인상을 선명하게 각인시킨 개성파 배우다.
방송가에 따르면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이후 여러 TV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던 그를 널리 알린 대표 작품은 1980년 방영을 시작한 MBC 장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였다.
고인은 '전원일기' 첫 방영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노인 분장을 하고 일용엄니 역할을 소화해냈다. 아들 이일용 역할을 맡은 배우 박은수가 도리어 고인보다 더 연장자였다.
그는 '전원일기'에서 나이를 뛰어넘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점과 1985∼1986년 방영된 '남자의 계절'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한다.
이후로도 일용엄니 역할의 선명한 인상 때문에 고인은 주로 어머니 또는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국민 어머니'로 불리는 원로배우 김혜자가 자애로운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그는 주로 괄괄하면서도 구수한 욕을 하는 친근한 노인 역할로 대중에 친숙하다.
1980년대 영화계에도 진출한 고인은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 '마파도'(2005),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2005), '맨발의 기봉이'(2006), '헬머니'(2014)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70대에 접어든 고령에도 활동을 쉬지 않고 최근까지도 연기를 계속했다. 2022년에는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 본인 이름과 같은 역할로 특별출연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고인의 연기력을 논할 때 코미디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5∼2006년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에서 뱀파이어 역할을 맡아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고, 2011년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선 아들 역할의 임창정을 코믹하게 혼내는 장면이 두고두고 회자했다.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고인은 뮤지컬 '친정엄마'의 주인공 봉란 역할을 맡아 건강이 악화하기 직전인 올해 5월까지 무대에 올랐다.
요리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고인은 연기 활동과 별개로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2020년까지 방영된 tvN 예능 '수미네 반찬'에서는 최현석, 여경래 등 유명 셰프들에게 요리 비결을 전수했다.
아울러 자신의 이름을 건 간장게장 사업을 했고,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사업을 접은 뒤로도 간장게장 모델로 활동했다.
평소 인심이 넉넉하기로도 유명한 그는 함께 연기하거나 예능에서 호흡을 맞춘 신현준, 탁재훈, 장동민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고인을 따르며 모자 사이처럼 지내는 후배들도 여럿이었다.
이런 좋은 인상과 뛰어난 입담 덕분에 고인은 다른 예능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2022년부터는 tvN 예능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전원일기' 동료 배우인 김용건, 이계인과 고정 출연했으나 지난달 그의 건강 악화로 방영이 중단됐다.
이외에도 '익스큐수미: 일단 잡숴봐'(2023), '수미산장'(2021), '밥은 먹고 다니냐?'(2019) 등에 고정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