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K팝 美진출 노력 20년만에 LA서 시상식…초현실적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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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서 '마마 어워즈' 개최 전 기자회견…현지 10여개 매체 관심
"K팝 미래는 완벽한 현지화 등 3가지 전략…핵심은 팬들에 대한 이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JYP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수장이자 30년 경력의 가수 박진영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국 취재진, 현지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여년간 이뤄진 K팝의 눈부신 성공에 대해 감격스럽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이날 LA 할리우드의 돌비시어터에서 열리는 K팝 시상식 '마마 어워즈' 무대를 앞두고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공연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 "아주 초현실적"(surreal)이고 매우 상징적(symbolic)"이라고 유창한 영어로 답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K팝이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미국으로 건너왔고, 나는 K팝을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때만 해도 아무도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그랬던 이곳에서 20여년이 흐른 지금 이런 무대에 서게 된 것은 내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한국의 대중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힘써온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그간 달라진 K-컬처의 위상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
박진영은 "그녀(이 부회장)와 오랜 친구로 지내왔는데, 우리는 밤에 와인을 마시며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 그리고 20년 후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며 "그녀는 결국 (영화 '기생충' 제작자로서)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우리 아티스트('스트레이 키즈' 등)는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가지 꿈이 모두 이뤄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큰(wild) 꿈이었다"며 "그래서 이 순간이 정말 초현실적이고, 오늘 내가 여기 LA에서 그녀가 만든 쇼에 출연하게 된 것이 정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번 '2024 마마 어워즈'는 주최사인 CJ ENM이 이 시상식의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최하는 행사다. 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CJ ENM 측은 이번 행사가 미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K팝 시상식인 데다, 그 무대가 LA 할리우드의 아카데미 시상식 개최 장소인 돌비시어터라는 점에서 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이번 마마 어워즈에 대해 "K팝 관련 아티스트들이 그렇게 성장했는데도 이제야 (시상식을) 열 수 있다는 건, 이게 정말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여전히 미국에서 K팝은 주류까지는 아직 못 갔다고 봐야 하는데, 그렇게 남아 있는 숙제를 CJ ENM이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사를 하면) K팝을 모르던 사람들이 '뭔데?, 뭐야 저게?'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고, 특히 전 세계 음악과 영상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자꾸 어떤 이벤트를 벌이고 노이즈를 만드는 것은 일반 대중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계기를 자꾸 만드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K팝의 세계화 전략에 대한 질문에 "저희 K팝을 하는 회사들에서 앞으로 생각하는 전략은 크게 세 가지일 것"이라고 답했다.
우선 스트레이 키즈 등 기존 가수들이 활동 폭과 팬층을 넓히는 것이 첫 번째 전략이고, 두 번째는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에서 그곳 출신의 가수들을 발굴해 완벽하게 현지화(localize)하는 것이라면서 JYP에서 데뷔를 준비 중인 '비춰'(VCHA)의 사례를 들었다.
이어 "세 번째는 어느 나라 사람도 아닌 가수, 그래서 '버추얼(가상)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는, AI(인공지능)와 예술 사이에 가장 정교하고 효율적이고 의미 있는 결합을 통해 아예 사람이 아닌 가수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K팝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팬들에 대한 이해가 뛰어났기 때문"이라며 "K팝의 강점은 결국 팬들에 대한 이해이고, 그래서 3개의 다른 전략이 사실은 또 하나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 일간지 LA타임스 등 현지 매체 10여곳의 기자들이 참석해 K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보여줬다.
박진영은 이날 마마 어워즈 무대에서 그래미 수상 경력을 지닌 미국의 한국계 팝스타 앤더슨 팩과 합동 공연을 선보인다.
박진영은 이날 공연에 대해 "우리는 오늘 밤에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지 않았고, 가능한 한 즉흥적으로 모든 것을 진행해 날것 그대로의 무대가 될 것"이라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드러머인 앤더슨 팩과 함께 무대에 서게 돼 정말 흥분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