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서 만나는 뮤지컬과 클래식…영화관 활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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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수익원 다변화…큰 스크린, 탄탄한 팬층 끌어들여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뮤지컬 등의 공연 실황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영화관의 새로운 활로가 될지 주목된다.
영화관들은 큰 스크린을 무기로 가수 콘서트, 스포츠 중계 등을 넘어 뮤지컬과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콘텐츠를 다변화하는 모양새다.
23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엘리자벳: 더 뮤지컬 라이브'(이하 엘리자벳)는 개봉 이후 지난 21일까지 4만5천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는 '웃는 남자 감독판'(2만여명)을 넘어 뮤지컬 실황 영화 중 역대 가장 많은 관객 수다.
'엘리자벳'은 동명의 뮤지컬 공연을 담은 영화다. 옥주현, 이해준, 이지훈 등의 생생한 연기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배우들의 표정 변화, 소품, 무대의 세세한 부분 등 공연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요소를 큰 스크린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뮤지컬을 한번 본 관객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돼 실황 영화를 관람할 유인이 된다는 것이다.
통상 10만원이 넘어가는 뮤지컬 공연 푯값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뮤지컬 '영웅'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영웅: 라이브 인 시네마'는 지난 8월부터 상영돼 1만4천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극장 입장에서는 영화 업황이 지지부진하면서 뮤지컬 등의 공연 실황 영화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 실황 영화는 일반 영화에 비해 표 가격이 높은 편이다. '엘리자벳'의 푯값은 2만5천원이 넘어 통상 1만원대인 일반 영화보다 비싸다.
그 결과 일반 영화보다 관객 수가 적어도, 수익은 더 높을 수 있다. '엘리자벳'은 개봉 이래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해당 기간 극장 상영 영화 중 11번째로 많은 것이다. 이 기간 관객 수(4만5천여명)가 18위에 그친 것에 비해 높은 매출을 올린 셈이다.
뮤지컬·클래식 등의 장르가 탄탄한 팬층을 확보해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극장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소다.
영화관들은 뮤지컬뿐만 아니라 콘서트, 스포츠, 클래식, 미술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로 손을 뻗고 있다.
메가박스는 '클래식 소사이어티'라는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클래식 공연의 실황을 소개하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돈 조반니' 등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을 상영해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CGV는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 실황을 상영하고 롯데시네마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경기를 생중계하는 등 극장이 다양한 콘텐츠의 장이 되는 모습이다.
영화관 관계자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라며 "수익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