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사제2' 서현우 "선악 혼재된 현실적인 악역 연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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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김홍식 연기한 성준 "스스로를 가두던 한계 깨진 느낌"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오명언 기자 = "기존의 빌런(악역)이 무게감 있고 서슬 퍼런 느낌이라면, 남두헌은 선악이 혼재된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어요."
SBS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 서현우는 27일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연기한 남두헌은 돈도 배경도 없지만, 야심만은 누구보다 많은 부장검사다. 정의감은 내버린 지 오래고, 마약 밀매 조직과 손잡고 온갖 나쁜 짓은 다 한다. 대신 절대 금품을 받지는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고위층 자녀의 마약 거래내역이 담긴 자료, 이른바 '치부책'뿐이다.
서현우는 남두헌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기 위해 소품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일부러 헐렁한 정장 세 벌을 준비해 내내 돌려 입었다. 고가의 명품 시계 대신 카시오 전자시계를 차고, 자동차는 중고로 산 느낌이 나는 그랜저로 골랐다.
서현우는 "부산 사투리도 좀 더 어르신이 쓸 법한 말투로 구사했다"며 "남두헌의 '꼰대'스럽고 꽉 막힌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딸기스무디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원래 대본에 있었다"면서도 "제 나름대로 스무디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남두헌이 샘솟는 욕망을 드러내지 않고 억누르는 용도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세세하게 캐릭터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태도는 대학 시절부터 간직해 온 것이다.
서현우는 국민대 영어영문학과를 다니다가 갑자기 진로를 틀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걱정하는 부모에게는 "연극영화과 교수를 하려고 한다"고 거짓말로 둘러댔다.
서현우는 "대학에서 제 별명은 '서 박사'였다"며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보통 수업에 맨몸으로 오는데, 저는 늘 메모했다. 동기들은 '뭘 그렇게 쓰느냐. 바로 하면 되지'라고 했지만, 저는 학구적으로 파고드는 타입이었다"고 돌이켰다.
학구파 '서 박사'는 2010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으로 데뷔한 이래 14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했다. 주로 악역이 많았지만, 다음에는 꼭 멜로에 도전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현실적인 멜로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제가 지금껏 해 온 역할들은 대부분 목표나 욕망이 뚜렷한 인물들이잖아요. 눈물도 흘리고 질투도 하면서 절절한 감정을 교류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네요. 아, 이제 제가 나이가 있으니 중년 멜로라고 해야할까요?"
남두헌이 지능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악당이라면, 김홍식은 등장만으로도 섬뜩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악역 위의 악역이다.
김홍식을 연기한 배우 성준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고되게 살아왔다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하기 전에 몸무게를 12kg 정도 감량했다"고 밝혔다.
김홍식은 부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도박 빚 때문에 태국으로 팔려 간 고아 출신 마약왕이다.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부두목 자리까지 올라갔다.
김홍식은 "라오스에서 수년을 살아왔다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라오스어 대사가 꽤 많았다"며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언어의 억양까지 자세하게 연구했다"고 말했다.
수십명의 상대도 거뜬하게 제압하는 무술 실력을 갖춘 김홍식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액션 연기도 중요했다.
성준은 "주인공 김해일이 날렵한 느낌의 액션이라면, 김홍식은 묵직한 느낌의 액션을 선보인다"며 "최대한 근육을 많이 쓰면서 주먹에 힘을 실었다"고 강조했다.
"김해일과 김홍식의 액션에 차별점을 주고 싶었어요. 한번 스치기만 해도 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죠."
모델로 활동하다가 2011년 KBS 드라마 스페셜 '화이트 스페셜'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성준은 드라마 '구가의 서',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 '연애의 발견' 등에 출연해왔다.
그는 "주로 로맨스 드라마를 많이 해왔지만, 앞으로는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뭐가 됐든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과거에는 제가 겁이 나거나 부담스러워서, 혹은 안 어울린다는 선입견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던 역할들도 있거든요. 스스로를 가두던 한계가 깨진 느낌이에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