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강동원 "신선한 영화…새로운 얼굴 하나 생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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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주인공 역…액션보단 차가운 표정 연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배우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는 그의 얼굴로 기억되곤 한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이요섭 감독의 신작 '설계자'에서 강동원은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웃음기가 조금도 없는 극도로 차가운 얼굴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얼굴은 분노로 타오르고, 마침내는 완전히 길을 잃어버린 사람의 표정으로 바뀐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이제 이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얼굴도 생겼구나' 하고 생각했죠. 아쉬운 지점이야 늘 있지만, 많이 성장한 지점도 보이더라고요."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설계자'의 개봉을 앞둔 소회를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설계자'는 살인 청부를 받아 사람을 죽이고는 우연한 사고사로 위장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강동원은 단순한 사고로 보이도록 치밀하게 살인사건을 설계하는 주인공 영일 역을 맡았다. 영일은 유력 인사의 살인 청부를 받으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영일은 재키(이미숙 분),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으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이들은 범죄자라기보다는 어두운 세계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처럼 보인다.
"영일은 기업가와 같은 사람이죠. CEO(최고경영자)라고도 할 수 있고요.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CEO라고 할까요."
'전우치'(2009), '군도: 민란의 시대'(2014),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 등에서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였던 강동원이지만, '설계자'에선 액션보다는 표정으로 많은 것을 표현한다.
"(액션보다 표정 연기가) 훨씬 어려워요. 대부분의 배우가 그럴 거예요. 정확한 심리 상태를 (표정으로) 표현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스스로 만들어낸) 대사를 되뇌죠. 조금이라도 표현이 과해지면 캐릭터가 망가지고 마니까요."
강동원의 얼굴로 스크린을 채우는 클로즈업 장면도 그만큼 많다. 누구보다 외모에 자신이 있을 것 같은 강동원도 클로즈업은 늘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클로즈업 장면은 항상 힘들고 긴장돼요. 움직임을 멈추면 몸이 굳어질 수 있어 적절한 호흡이 필요하고, 시선 처리에도 제약이 많죠."
이 감독은 최근 '설계자' 제작보고회에서 어두운 캐릭터인 영일을 소화해낸 강동원을 두고 '흑(黑)미남'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설계자'에서 강동원은 영일의 옛 동료로 특별 출연한 이종석과도 호흡을 맞췄다.
"저를 흑미남, 이종석을 백미남이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빵 터졌어요. 이종석이 하얗긴 하더라고요. 저는 까맣고요. 둘이 상반된 느낌이라 좋았던 거 같아요."
자신의 연기를 확장해가고 있는 강동원은 연기를 넘어 영화의 스토리를 기획하는 데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스를 많이 봐서 그런지 잡다하게 많은 것을 아는 편이에요. 이상한 이야기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풀어내는 것도 좋아하고요."
'설계자'는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의 리메이크작이지만, 여러모로 다르다. 저예산 영화인 '엑시던트'와 달리 규모가 큰 상업영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횡행하는 음모론과 같은 시대적 현실도 반영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살인 청부를 받아 사고사로 위장하는 주인공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강동원은 '설계자'를 한마디로 "신선한 영화"로 소개하며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