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 외치는 래퍼 제이통 "거친 힙합인데 가사는 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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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세종문화회관서 환경 주제 힙합공연…"좋은 영향력 전하고 싶어"
실험적 무대 내세운 '싱크 넥스트' 일환…이태원서 테크노 공연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제 노래로 좋은 영향력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바다에 놀러 가서 쓰레기를 줍는다든지, 평소에 안 먹던 채소를 먹는 것처럼 작은 변화로도 충분합니다."
한국 힙합을 떠올릴 때 따라붙는 이미지 중 하나는 이른바 '플렉스'(FLEX)로 일컬어지는 물질적 과시다.
오디션 '쇼미더머니'의 흥행과 함께 힙합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힙합 팬들은 새로 장만한 옷과 차를 뽐내는 래퍼들의 모습을 쉽게 접하게 됐다.
이와 달리 래퍼 제이통은 지난 몇 년간 '플렉스'와 거리를 두고 '자연보호'라는 화두를 던져왔다. 그는 부산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해변을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실천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아가 8월 8∼9일 세종S씨어터에서 '솔방울과 비트'를 부제로 환경 보호를 이야기하는 힙합 공연을 연다.
이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이 '경계 없는 무대, 한계 없는 시도'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 형식의 공연을 선보이는 '싱크 넥스트' 프로그램의 일부로 열린다. 제이통은 래퍼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일이 드문 만큼 좋은 영향력을 남길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래퍼 제이통은 "사운드(음향)는 거친 힙합이지만, 가사는 건전한 노래로 극명한 대비를 보여드릴 것"이라며 "힙합 문화를 소개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제이통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래퍼로 활동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건강을 신경 쓰기 시작했고 이후 친환경과 자연보호에도 관심을 쏟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창 자신을 과시하는 힙합이 유행할 때 저는 그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며 "나이를 먹으면서 잘 먹고, 잘 자는 법을 탐구하다 보니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이통은 건강과 자연을 다룬 음악을 창작하면서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고백한다. 그는 2018년 건강을 소재로 한 노래 '파인콘 록'(Pinecone Rock)을 발표한 뒤 금연을 시작했고, 폐그물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바지를 제작해 판매하는 등 친환경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제가 내는 노래에 맞춰 생각도, 삶의 형태도 변했다"며 "제가 뱉는 가사와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하게 된다"고 돌아봤다.
이번 공연에서는 평화로운 자연과 황폐해진 도시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를 설치하고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공유한다. '자연보호'라는 곡을 함께 부른 래퍼 노스페이스갓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제이통은 "노스페이스갓은 여러 생물을 키우기도 하고 여러모로 저와 자연을 생각하는 느낌이 비슷한 친구"라며 "이번에도 좋은 시너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2011년 미니앨범 '부산'으로 데뷔한 제이통은 '오직직진', '개판' 등에서 거칠고 야성적인 가사로 이름을 알린 가수다. 2021년에는 포크 장르 미니앨범 '제이통과 통기타'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힙합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그 매력을 알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랩은 주문처럼 외우다 보면 결국 사람에게 각인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위기를 경험하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