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룸서 심리 싸움하는 살인범과 기자…영화 '살인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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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정성일 주연…새로운 형식의 '인터뷰 스릴러'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회사 내 입지가 좁아진 사회부 기자 선주(조여정 분)는 어쩌면 출근길마다 '특종 하나만 눈앞에 뚝 떨어졌으면' 하는 헛된 기대를 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선주에게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자신이 연쇄 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영훈(정성일)으로부터 단독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 온 것이다. 영훈은 범인을 추적할 단서가 전혀 없어 수사에 진척이 없던 11건의 살인이 모두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말한다.
경찰보다 먼저 연쇄살인범을 만나고, 그의 자백을 담은 특종을 보도할 기회가 선주 앞에 굴러들어왔다.
영훈은 선주가 인터뷰 제안을 받아준다면 곧 죽일 예정인 누군가를 살릴 기회를 주겠다며 윤리적인 명분까지 선물처럼 내민다. 선주는 영훈이 만든 판에 들어간다.
조영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살인자 리포트'는 연쇄 살인범과 기자가 호텔 스위트룸에서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용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선주와 영훈이 나누는 대화가 영화 전체를 이끌고, 대부분의 장면이 인터뷰 장소인 스위트룸 안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형식이다.
잔뜩 긴장한 채로 인터뷰 장소인 스위트룸에 먼저 도착해 있던 선주는 세련된 외모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영훈을 맞이한다.
취재원으로서 영훈은 사실 까다로운 타입은 아니다. 11건의 살인사건을 모두 그가 저지른 게 맞는지를 묻는 선주의 말에 곧장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들을 내밀며 사실 확인을 시켜준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직업은 영훈의 말에 신뢰감도 더한다.
하지만 시원시원하게 답하는 영훈의 태도는 오히려 선주와 관객들에게 더 많은 물음표를 던져준다.
'왜 선주를 선택했나', '혹시 선주를 다음 희생자로 노리는 건 아닐까', '선주의 정신을 조종하려는 수작인가' 같은 질문들이 마치 추리소설을 읽을 때처럼 쉴 새 없이 떠오른다.
이런 의문들은 선주의 질문에 영훈이 막힘 없이 내놓는 답변으로 빠르게 해소되어간다.
호텔 스위트룸은 두 사람만 있기에는 넓고, 100분이 넘는 영화 대부분을 채우기에는 좁은 장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이기와 풀기를 반복하며 긴장감 수위를 변화시키는 서사구조와 조여정·정성일의 연기 호흡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수록 공간이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한다.
조영준 감독은 "스위트룸을 하나의 살아 있는 캐릭터처럼 설정하고 싶었다"면서 "어떨 때는 드넓은 평원처럼, 가끔은 감옥이나 지옥, 혹은 빙벽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조여정과 정성일, 그리고 형사 역의 김태한은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지금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등을 마지막 순간까지도 추리하기 어렵게 하는 표정 연기로 관객의 애를 태운다.
9월 5일 개봉. 107분.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