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로 돌아온 청룽의 '올드스쿨' 액션…영화 '포풍추영'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 조회
- 목록
본문
량자후이·세븐틴 준 출연…쫓고 쫓기는 스릴의 묘미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도처에 깔린 수많은 폐쇄회로(CC)TV는 감시의 눈이 돼 범죄를 예방하거나, 범죄자를 잡아들인다.
여기에 범죄 패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까지 더해지면 대응 체계는 범죄를 무력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이 범죄자들 손에 넘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카메라 영상을 조작해 자신들의 모습을 완전히 감춰버리는 조직이 있다면, 오히려 시스템에 의존한 경찰의 손과 발이 무력화될 것이다.
래리 양 감독이 연출한 '포풍추영'(捕風追影·The Shadow's Edge)는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첨단 감시망을 뚫고 금고를 털고서 사라져버린 범죄 조직에 마카오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경찰의 대응은 은퇴한 전설을 불러들이는 것. 이렇게 해서 홍콩의 전설적인 액션 스타 청룽(成龍·성룡)이 분한 전설의 추적 전문가 황더중이 범죄 조직을 쫓는다. 제목 '포풍추영'은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쫓는다는 의미다.
황더중이 범인을 쫓고 감시하는 방식은 구식이다. 사람들을 동원해 수일, 수개월 동안 온 동네를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닌다. 범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잠복근무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황더중이 쫓는 범죄 조직의 수장이 오랫동안 경찰을 따돌린 '그림자'(량자후이 분)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과 원칙으로 수많은 범죄 행위를 저지른 또 한 명의 '올드스쿨'(구식의) 캐릭터다. 올드스쿨 방식 간의 대결이 영화의 주된 구조인 셈이다.
그 역할을 배우 량자후이(양가휘·梁家輝)가 연기하는 점은 흥미를 배가시킨다. 량자후이는 오랜 기간 활동해온 1958년생 홍콩 영화계 스타다. 1954년생 청룽과 량자후이라는 전설 간의 만남은 홍콩 영화 팬들에게는 반가운 지점이다.
청룽의 액션도 여전하다. 주변 사물을 활용해 펼치는 특유의 액션이 세탁실, 다락방 등 여러 장소에서 펼쳐진다. 이에 맞서는 량자후이의 액션은 그 캐릭터의 성정을 보여주듯 잔인하고 난폭하다. 닮은 듯 다른 두 캐릭터의 액션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영화는 속도감 있는 편집과 촬영 등에 힘입어 근래 보기 드문 세련함을 갖췄다. 범죄 조직이 금고를 털고 빠져나가는 과정을 비롯해 황더중과 경찰들이 그림자를 쫓는 과정, 범죄 조직이 반격하는 과정 등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젊은 시절보다 다소 둔한 움직임을 보이는 청룽의 액션도 세련된 편집과 촬영 덕에 전성기 못지않게 보인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거듭되면서 감시자와 범인 간의 쫓고 쫓기는 과정은 긴장감이 가득하다.
그룹 세븐틴의 중국인 멤버 준도 반가운 얼굴이다. 준은 범죄 조직의 일원으로 출연해 고강도 액션을 선보인다.
20일 개봉. 142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