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 밖으로 나선 왕후의 24시간…대범한 여성 서사 '우씨왕후'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46 조회
- 목록
본문
스케일 키우고 수위 높였다…토종 OTT가 만든 첫 사극 시리즈물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왕이 죽은 날 밤, 우씨왕후(전종서 분)는 몰래 궁궐을 빠져나간다. 왕위 계승권을 둘러싼 왕자의 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태자를 낳지 못 한 왕후는 목숨이 위태롭다.
신하들은 목숨을 부지하려면 왕의 서거 소식이 밖으로 알려지기 전에 어서 몸을 피하라고 아뢰지만, 우씨왕후는 피하는 대신 맞서는 길을 택한다.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는 형사취수혼을 이용해 다시 한번 왕후의 자리에 오르겠다며 말을 달린다.
29일 8부작 중 파트1(1~4회)을 공개하는 티빙 새 시리즈 '우씨왕후'는 역사 속에 단 몇 줄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우씨왕후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덧붙여서 풀어낸 팩션 사극이다.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 전종서가 김무열, 이수혁, 지창욱, 정유미 등과 호흡을 맞추며 안정적으로 극을 끌어나간다.
언론에 미리 공개된 파트1은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긴박감 있게 그려낸다.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는 이야기지만, 이제껏 보지 못한 왕후 캐릭터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몰입감을 자아낸다.
장기판의 말에서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며 한국 역사상 두 명의 왕을 남편으로 둔 유일한 왕후가 된 우씨왕후는 대범하고, 강인하다.
결단력 있는 행동으로 본인의 운명을 바꾸고, 날렵한 무술 실력으로 장정들도 거뜬하게 맞서내며 스스로를 지킨다. 궁궐 밖을 벗어나 흔들림 없이 냉철한 모습으로 권력 쟁탈전 한복판에 뛰어드는 모습이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우씨왕후'는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내놓는 첫 사극으로, 300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사극 팬들 사이에서는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첫 장면부터 고국천왕(지창욱)이 군사들을 이끌고 한나라 군대에 맞서는 살벌한 전투 장면으로 막을 올리는데, 제작비에 걸맞은 화려한 스케일이 시선을 잡아끈다.
TV가 아닌 OTT라서 가능한 높은 수위의 장면들도 더러 나온다. 피가 난자하는 잔혹한 액션신과 맥락 없이 등장하는 선정적인 정사신 등은 시청자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릴 법하다.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벌어지는 일을 담아내는 전개도 평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된 시간 설정은 극한으로 내몰리는 주인공의 절박한 상황에 긴박감을 더하기도 하지만, 원래 영화로 기획됐던 작품을 8부작에 걸쳐 펼쳐내다 보니 일부 장면에서는 전개가 다소 늘어진다는 인상을 남긴다.
왕이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우씨왕후의 계획을 간파해낸 적들이 곧바로 그의 행방을 추적해 공격해오는 전개도 시간 설정 탓에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한 회의 마무리 지점도 다소 정직한 편이라 시리즈물 특유의 긴장감이 덜한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내달 12일 공개되는 파트2에서는 형사취수혼을 노리는 우씨왕후의 계략을 알아차린 3왕자 발기(이수혁)와의 본격적인 추격전이 그려진다.
뛰어난 지략과 추진력으로 고구려의 새로운 왕을 세워내기 위해 나선 우씨왕후의 분투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