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7년만 콘서트서 빅뱅 히트곡 열창…"이 느낌 얼마 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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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같은 달콤한 보이스로 열창…동료 멤버 대성 '깜짝' 등장해 힘 보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무대에 서서 여러분의 얼굴, 표정, 감정을 이렇게 느껴본 지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너무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그러셨나요?"
가수 태양이 'T'자형 무대 앞으로 뛰어나와 펄쩍펄쩍 뛰자 눈부신 붉은색과 푸른색 레이저 조명이 객석을 휘저었다.
'비 아이 지, 예 위 뱅 라이크 디스(BIG Yea we bang like this), 모두 다 같이 총 맞은 것처럼! 뱅뱅뱅!'
빅뱅의 히트곡 '뱅뱅뱅'이 흘러나오자 오랜 기간을 기다린 팬들은 장내가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함께 방방 뛰었다.
여전히 세련된 몸짓을 자랑하는 태양 곁에는 게스트로 깜짝 등장한 빅뱅 멤버 대성이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이날 '눈물 뿐인 바보',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위 라이크 2 파티'(WE LIKE 2 PARTY) 등 빅뱅의 히트곡을 오랜만에 줄줄이 쏟아내며 팬들을 추억 속으로 안내했다.
대성은 "확실히 무대에 서 있을 때 기분 좋은 긴장감과 맛이 있다"고 해맑게 웃으며 흥을 돋웠다.
3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태양의 단독 콘서트 '더 라이트 이어'(THE LIGHT YEAR)에서다. 태양이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태양은 "이 콘서트를 만들면서 제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여러분과 많이 공유했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의 표정과 감정을 보고 저도 또 (무언가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렇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뿌듯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또한 "여러분 그동안 너무 보고 싶었다"며 "무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를 기다려 주시고,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자리에 와 주셔서 너무나 반갑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태양은 이날 그의 이름 같은 전광판 속 시뻘건 태양 이미지를 뒤로 한 채 멋들어진 선글라스와 반짝이는 재킷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미세한 떨림과 숨소리까지 적나라하게 들리는 라이브 퍼포먼스로 관객을 한 번에 휘어잡았다. 캐러멜처럼 달콤하면서도 그윽한 그의 음색은 녹슬지 않았고, 라이브 밴드의 반주는 여기에 생생함을 더했다.
'나만 바라봐', '웨딩드레스', '아이 니드 어 걸'(I NEED A GIRL), '링가 링가', '눈, 코, 입' 등 솔로 히트곡이 잇따라 나오면서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하거나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작년 발매한 '나의 마음에' 무대에서 '절대 채울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 나는 뭘 그리 더 가지려 했나 / 부서지는 모래성처럼 / 변해가는 사람들'이라며 꾹꾹 눌러 부르는 그의 얼굴에는 18년 가수 생활에서 우러나온 여러 가지 추억과 회한이 묻어나오는 듯했다.
태양은 이날 헤드셋 마이크, 핸드 마이크, 스탠딩 마이크 등을 번갈아 활용하며 생동감 있는 라이브를 뽐냈다. '웨어 유 앳(WHERE U AT)을 부르며 고난도의 안무도 소화한 뒤 "(옛날에는) 이것을 어떻게 한 것이냐"라고 장난스레 말하기도 했다.
태양은 '아이 니드 어 걸'을 부를 때는 2층 통로에서 나타나 객석 사이를 누비며 관객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고, 어느 남자 팬의 "사랑해"라는 외침에 "나도 사랑해"라고 대답하는 등 남다른 팬 서비스도 선보였다.
콘서트 내내 마치 차력쇼를 방불케 하는 힘 있는 라이브가 이어졌다. 그는 "오랜만의 콘서트이긴 하나 보다. 중간중간 가사도 씹히고 박자도 놓쳤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대성 외에도 가수 전소미와 안무가 리정도 출연해 게스트로 힘을 보탰다.
태양은 추후 일본 오사카·도쿄, 홍콩, 대만 타이베이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