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에 유인촌 장관 목소리가…"감동에 눈물, 꼭 필요한 영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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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영화제서 화면 해설한 영화 관람…"대가족·다문화가족 작품 지원"
박근형 "해설 처음 봤는데 느낌 배가"…나문희 "노년은 웃는 게 중요"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과 배우 나문희가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소풍' 상영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9.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80대 노인 은심이 거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거의 눕듯이 앉아 잠들어 있다. 은심이 입을 조금 벌리고 잔다. 은심이 제풀에 놀라 잠이 깨며 한숨을 내쉰다."
불이 꺼지고 영화 '소풍'이 상영되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흘러나왔다. 그는 '소풍'의 주인공인 은심(나문희 분)이 낮잠에서 깨어난 장면을 눈앞에 그리듯 묘사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그가 한 달 전 녹음한 화면 해설이었다.
유 장관은 4일 서울 종로구 CGV피카디리1958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가치봄 영화제'를 찾아 자신이 화면을 해설한 특별상영작 '소풍'을 관람했다.
유 장관은 상영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녹음할 때 작은 화면을 보며 했는데 그때도 감동했고 가슴이 벅차 이런 좋은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많이들 우시던데 오늘 큰 화면에서 보니 저도 눈물이 났다. 다 같이 보려면 듣고 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자막과 해설이 꼭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객과의 대화에는 '소풍'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과 주연 배우 나문희, 박근형이 함께 했다.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인 나문희는 "제가 못 느꼈던 것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따뜻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박근형도 "(화면 해설을 한 영화를) 처음 봤다"며 "영화를 해설하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몰랐는데), 제가 놓치고 지나가는 것도 그걸 듣고서 느낌이 배가 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객석에서는 한 청각장애인 관객이 "자막으로만 보니 감성적인 전달이 좀 부족하다"며 "수어 통역 영상을 같이 첨부해주면 훨씬 감정 전달이 잘될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소풍' 상영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9.4 [email protected]
특별상영작인 '소풍'은 2월 개봉해 관객 35만명을 모은 영화로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 때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스크린에서 소외된 노년 세대의 삶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큰 울림을 줬다.
김용균 감독은 "영화를 찍으면서 참 잘 살고 싶다. 죽음과 늙음을 생각할수록 '더 잘 살고 싶다.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구나'라는 걸 참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객석에서는 노년의 삶과 고민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나문희는 "지난해 영감이 가고 저 혼자 산다"며 "해가 저물어갈 때면 '어서 데려가 줬으면'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또 멀쩡해서 '어제 왜 그랬지' 싶다. 요즘은 고독을 달랠 여학교 때 친구가 하나 있다. (오후) 8시가 되면 전화해 하루 얘기를 하고 가곡을 부른다. 여학교 때 배운 가곡을 세 곡 하고 '우리가 웃자'고 했다. 웃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장관은 "'소풍'은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며 국가적인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문화 가족이나 대가족이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에 지원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문체부가 앞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에 의도적으로 지원해야겠다"며 "요즘 결혼도 잘 안 하는데,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서 남녀가 겪는 복잡한 심경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소풍' 상영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9.4 [email protected]
이날 상영회에는 나경원·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정희찬 한국농아인협회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농아인협회 주최로 지난 3일 개막한 가치봄 영화제는 장애를 소재로 하거나 장애인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 30여 편을 상영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장애인 영화제다. '가치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영화를 '같이 본다'는 의미를 담은 영화 한글 자막 화면해설 서비스의 명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