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서 보나요"…딴 데서는 못 보는 지니TV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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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명언기자

    타 OTT 배급 없는 독점 콘텐츠…"미디어 밸류체인의 선순환 유지 전략"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

    [지니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모처럼 나온 탄탄한 스릴러'라고 평가받으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는 보고 싶어도 아무나 못 보는 드라마였다.

    비교적 신생 채널인 ENA로 편성된 데다가 자사 플랫폼인 지니TV 외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배급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어디서 볼 수 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ENA 채널의 방송 시간에 맞추거나, 지니TV 유료 채널에 가입해야 볼 수 있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콘텐츠였지만, 드라마는 악조건 속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지니TV '유어 아너'
    지니TV '유어 아너'

    [스튜디오지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 회 1.7%로 출발한 이 작품의 시청률은 쭉쭉 상승세를 그리더니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치인 6.1%를 기록했다. ENA 역대 드라마 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7.5%), '크래시'(6.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 '크래시'는 디즈니+를 통해 동시 공개되면서 시청자가 유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어 아너'의 성적은 더욱 주목할만하다. 오직 입소문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에 앉힌 셈이다.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OTT에서 공개됐다면 대박 콘텐츠가 됐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좋은 콘텐츠가 빛을 보지 못한다는 뜻에서 '지리지널(지니TV 오리지널) 감옥'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드라마 '남남'
    드라마 '남남'

    [지니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T 관계자는 '유어 아너'를 독점 콘텐츠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 "지니TV 고객만을 위한 혜택으로 고객 만족도를 올리고 독점 콘텐츠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의 선순환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실제로 '유어 아너'의 흥행으로 지니 TV주문형 비디오(VOD) 이용 횟수는 눈에 띄게 늘었다.

    '유어 아너' VOD 이용 횟수는 누적 트래픽 약 110만 회로 역대 다른 오리지널 드라마와 동기간대 비교하면 가장 높은 반응을 기록했다. '크래시'보다도 약 1.6배 높은 수준이다.

    '유어 아너' 방송 이후 지니 TV 고객의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 시간도 전월 대비 약 95% 증가했고, 오리지널 드라마를 본방송보다 7일 먼저 선 공개하는 월정액 서비스 고객 수도 직전에 비해 약 40% 급증했다.

    드라마 '유괴의 날'
    드라마 '유괴의 날'

    [지니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간 지니TV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플랫폼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마당이 있는 집', '남남', '유괴의 날' 등 티빙을 통해 함께 공개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신병2', '악인전기', '야한 사진관' 등은 독점 콘텐츠로 공개됐다. 오는 23일부터 방송되는 이진욱과 신혜선 주연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역시 다른 국내 OTT에 배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KT 플랫폼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유지하되 향후 새롭게 선보일 다양한 오리지널들은 콘텐츠 성격에 따라 유통 정책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

    [지니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인터넷TV(IPTV)보다는 OTT가 대세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지니TV의 이런 전략이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소비자의 IPTV 교체 시점과 지니TV 독점 콘텐츠가 빵 터지는 시점이 맞물려야 이용자를 유입하기 용이할 텐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최근 IPTV의 성장 자체가 둔화한 것도 지니TV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니TV 모바일이 IPTV와 묶인 형태가 아닌 일반적인 OTT였다면 히트 콘텐츠를 종종 내놓다 보면 가입자가 조금씩 성장하는 구조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성장이 불확실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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