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임기범의 인공지능 혁신 스토리...AI 시대 교육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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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 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현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요즘 서울 교육감 보궐선거 기간이라 교육계의 관심이 뜨겁다. 필자는 그보다도 새 서울 교육감이 AI 시대의 교육이라는 화두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AI 시대에 교육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2001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라는 영화가 있다.
인공지능 로봇 소년 데이비드가 진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야기다. 영화 속에서 데이비드는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탐구한다.
이 영화가 개봉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영화 속 상상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시대가 됐다.
챗지피티(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현대 사회는 큰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할까?
AI 시대의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먼저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해내지만, 인간은 창의성, 감성, 직관, 윤리적 판단 능력 등 AI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먼저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문제를 생성하고 재정의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AI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빠르게 해답을 제시할 수 있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정해진 답만을 찾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문제를 재정의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감성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교육도 중요하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감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인간의 능력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性)교육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성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을 볼 때, 성에 대한 건강한 인식과 윤리적 판단을 기르는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정의당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본부 및 교육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교육 당국 강력 대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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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단순한 생리적 지식을 넘어 온라인 공간에서의 책임감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학생들이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를 악용하지 않도록 윤리적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의 구태의연한 학습자료들로 아이들의 하품을 유도하는 성교육은 더 이상 안 된다
두 번째로, AI 리터러시(literacy) 교육이 필수적이다.
AI가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이제 기본적인 소양이 돼야 한다. AI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AI의 작동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며 윤리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진실인지, 편향되어 있지는 않은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AI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기본적인 내용일 것이다.
셋째, 평생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필요한 역량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에서부터 평생 학습의 자세와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등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넷째,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예측은 뛰어날지 몰라도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철학적 사고, 윤리적 판단 등은 여전히 인간만의 영역이다.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따라서 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하는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협업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는 인간과 AI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능력, AI와 협업하는 능력 등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러한 교육을 진행하는 교사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AI 시대에 기존 교사들의 역할 중 일부분이 AI로 대체될 수는 있겠지만 절대로 대체될 수 없는 부분들 또한 상당 부분 존재한다.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인격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이 그것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 교사의 감정적 공감 능력이나 윤리적 판단 능력을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육의 본질적 목표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사회적 책임감을 갖추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AI가 교육 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지원할 수 있지만, 인간 교사는 여전히 학생에게 삶의 지혜를 전수하고 도덕적 가치와 인성을 가르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교사는 학생이 복잡한 세상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이자 멘토로서 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AI 시대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인간다움을 키우고 AI와 공존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
영화 'A.I.'의 데이비드처럼 끊임없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해야 한다.
인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사람이 되고 싶은 AI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찾아야 하는 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AI 시대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지금 세상은 지금 역사적 변화의 순간을 겪고 있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지금 교육의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