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되기 전 한소희와 이유미의 풋풋함…영화 '폭설'·'우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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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배우 한소희와 이유미가 스타 배우로 거듭나기 전 촬영한 영화가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두 배우의 풋풋한 모습을 담은 데다 두 작품 모두 퀴어 장르의 독립 영화여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13일 영화계에 따르면 한소희의 스크린 데뷔작인 '폭설'은 오는 23일 극장에 걸린다.
윤수익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우정과 사랑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소희는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된 설 역을 맡았다. 그가 강릉의 한 예술고등학교 연극반에서 배우 지망생인 평범한 학생 수안(한해인)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된다.
수안은 설의 아름다움과 스타성을 동경하지만, 정작 설은 너무 어린 나이부터 대중의 시선을 받다 보니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끌린 둘은 친구인지 연인인지 알 수 없는 관계를 이어 나간다.
세월이 흘러 둘은 어른이 돼 재회한다. 설과 수안이 눈 내리는 강릉 바다에서 서핑하는 장면은 몽환적이면서도 애틋하다.
2019년 제작된 이 작품은 5년 만에 개봉을 확정했다. 그 사이 한소희는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2020)에 출연해 존재감을 각인했다.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2021), '경성 크리처'(2023) 등을 흥행시키며 스타 배우로 성장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천700만명이 넘는다.
윤수익 감독은 신인 시절 한소희의 인스타그램을 보고서 오디션도 거치지 않고 그를 설 역에 캐스팅했다.
윤 감독은 최근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소희의 이미지를 보고 매우 놀랐다. 감각적인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항적인 눈빛도 매력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유미 주연의 영화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이하 '우천사')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담쟁이'(2020) 등을 연출한 한제이 감독의 신작으로, 1999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소년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이유미는 소년원에서 출소해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살아가는 예지 역을 소화했다. 겉은 '날라리'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우울하고 연약한 인물이다.
그가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는 주영(박수연)을 대가 없이 구해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우연히 한집에서 살게 된 둘은 사랑을 확인하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물로 전개되던 영화는 태권도부인 주영이 코치의 부당함을 고발하기로 마음먹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해 여고생들이 힘을 합쳐 남성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로 확장한다.
'우천사' 역시 이유미가 드라마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하기 전인 2022년 제작됐다. 아역 배우 출신인 이유미는 '프랑스 영화처럼'(2015), '박화영'(2017), '어른들은 몰라요'(2021) 등 독립 영화에 여러 차례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어른들은 몰라요'로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독립 영화계에서는 이미 입지가 공고했던 그는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021)에 출연하며 대중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이후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도 강렬한 조연으로 활약했다.
2022년부터는 '멘탈코치 제갈길', '힘쎈여자 강남순' 등에서 잇따라 주연으로 활약했다. 내년 1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미스터 플랑크톤'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