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 "지나고 나면 앨범 내는 시간도 다 그리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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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주제 미니음반 '폴린' 발매…"가을 하면 떠오르는 배경음악 되길"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저도 이별이 아닌 새로운 만남이나 사랑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보려고 늘 고민해요. 그런데 자꾸 제 길이 이쪽으로 가네요."
가수 헤이즈는 그간 '비도 오고 그래서', '널 너무 모르고' 등 이별과 그리움을 소재로 한 노래로 사랑을 받았다.
감성적인 멜로디와 공감을 자아내는 가사 덕분에 팬들에게서 '이별 노래 장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런 그가 쓸쓸한 가을의 느낌을 살린 노래로 돌아왔다. 헤이즈가 6일 발매하는 아홉 번째 미니음반 '폴린'(FALLIN')에는 그리움을 주제로 써 내려간 여섯 곡의 노래가 담겨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헤이즈는 "노래를 들으며 저마다 그리운 순간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가을 하면 떠오르는 배경음악이 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폴린'은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풋풋하고 미숙했던 사랑에 빗대 이야기하는 노래다. 헤이즈는 첫사랑에 관한 감정부터 어렸을 적 촬영한 가족사진에 얽힌 추억 등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곡을 만들어갔다.
헤이즈는 "사랑과 이별을 지나며 순수했던 사람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풀어냈다"며 "인생에서 가치 있고 소중했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되짚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헤이즈는 음반 작업을 시작할 당시 그리운 순간들을 떠올리면 아쉬움과 후회의 감정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점차 그런 감정은 누그러지고 '오늘에 집중하자'는 생각이 찾아왔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며 무언가가 사라지고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이라는 해답을 얻었어요. 그리움에 빠져있다 보면 지금 제 모습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으니 '오늘을 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2014년 데뷔한 헤이즈는 지난 10년간 아홉 장의 미니음반과 두 장의 정규앨범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음반을 발매하는 일을 자기 본분으로 여긴다는 그는 발표한 곡들이 쌓일수록 부족한 점을 채우겠다는 욕심도 커진다고 했다.
헤이즈는 "음반을 내면 또 다음 음반을 바로 작업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다"며 "예전에는 곡을 쓰면 '됐다' 싶었는데 지금은 '부족한 곳은 없을까, 더 좋은 표현은 없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을 돌아본다면 팬과 함께한 시간이 그리울 것 같다는 그는 팬들에게 소중한 기억을 남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개최한 팬미팅에선 유행하는 춤을 연습해 선보이기도 했다.
헤이즈는 "팬들이 원하면 제가 잠깐 민망하더라도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팬미팅에서 노래도 들려드리고 이야기도 했지만, 지금도 춤을 췄던 순간이 불쑥불쑥 생각날 만큼 임팩트가 강했다"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의 10년도 건강하게 가수 활동을 이어가며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나고 나면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시간까지 다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 시간도 소중해질 것이라 생각하며 항상 마지막처럼 활동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