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희 "힘든 경험도 날 자라나게 해…우릴 치유하는 음악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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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수기자

    3집 '꽃차례'에 엄마로 산 20년 녹여…"아이들도, 음악도 지켜내"

    레이블 최소우주로 '하나음악' 계승…"오빠들에 누 안되는 게 숙제"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최소우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힘든 경험도 저를 자라나게 했다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죠. '난 여기에 자라나는 중이야, 이곳에 나의 꽃이 피어나고 있어'라고요."

    싱어송라이터 조동희는 1993년 작사가로 대중음악계에 첫발을 디딘 이래 30여년간 단 석 장의 정규 앨범을 세상에 내놨다.

    2004년 결혼해 세 아이의 엄마로 가정과 육아에 헌신하며 10년가량 음악적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2011년 1집 '비둘기', 2020년 2집 '슬픔은 아름다움의 그림자'에 이어 지난 21일 4년 만의 3집 '꽃차례'를 발표한 그의 표정은 한층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앨범 마스터링을 갓 마친 그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레이블 최소우주 사무실에서 만났다.

    조동희는 "지난 20여년 동안 결혼 생활과 아이를 지켰고, '전쟁터'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음악을 지켜냈다"며 "너무 힘들었지만 버텨낸 저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 시간이 없었다면 생명력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동희의 세 자녀 가운데 두 쌍둥이 아들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그는 아이들을 길러낸 지난 세월을 전쟁터에 빗댔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동안 음악을 안 하다가 연극 음악을 작업한 적이 있었어요. 곡의 얼개를 구상하려고 할부도 끝나지 않은 기타를 꺼냈는데, 세 살짜리 아이가 뛰어놀다가 그만 기타의 목을 부러뜨린 일도 있었어요. 하하."

    조동희는 "이제는 (아들들이 다 커서) 저의 시간이 확보됐으니, 더는 도망갈 곳이 없다. 진짜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며 웃음 지었다.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최소우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집에는 트리플 타이틀곡 '애월에서', '꽃차례', '연애시'를 비롯해 선공개된 '너는'과 '시간에게' 등 8곡이 담겼다. 조동희는 크라잉넛의 한경록과 듀엣으로 부른 것을 재편곡한 '연애시'와 기타리스트 드니성호가 만든 '저녁나절'을 제외한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하고, 편곡에도 참여했다.

    믹싱은 조동희의 오빠인 뮤지션 조동익이 맡았고, 마스터링은 '그래미 어워즈' 수상자로 잘 알려진 음악 엔지니어 황병준이 작업했다.

    조동희는 "앨범 작업을 마치고 보니 좋아하는 것을 내일이 아니라 '오늘' 하는 게 바로 행복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도 설레는 마음으로 음악을 배우거나 작업할 때 행복하다. (노래나 가사를) 읽고 쓰고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 좋다"고 뿌듯해했다.

    자신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음반이란 점에서 그는 "이번 앨범을 가장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앨범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애월에서'는 조동익과 고(故) 조동진(1947∼2017)이 살던 제주도에서 영감을 얻었다.

    애월(涯月)이란 지명에 '사랑 애'(愛)가 아닌, '물가 애'(涯)를 쓴다는 사실에서 착안했다. 조동희는 "애월은 제게는 친정 같은 곳이어서 그리웠다"며 "곡 중간에 첼로 연주를 넣어 물가의 달, 즉 '애월'을 표현했다. 거칠어도 깊은 울림이 있는 사운드를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인 '꽃차례'는 뮤지션보다는 엄마이자 여자로 지난 20여년을 보낸 자신을 향한 위로 같다.

    조동희는 '나는 누구지 이 길이 맞는 걸까 / 모두 달리는데 혼자 남겨진 기분…같은 줄기에서도 꽃이 피는 순서가 있대 / 늦게 피는 것이 뒤처진 게 아니듯 / 우리는 우리만의 시간을 사는 거야'라고 노래했다.

    그는 1집에서 일상의 소박한 행복을, 2집에서 아름다움 그 자체를 조명했다면, 이번 3집에선 빡빡한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생활밀착형 응원'을 건넨다. '꽃차례' 속 '전쟁터에서도 시를 써'라는 구절은 육아와 음악을 모두 손에서 놓지 않은 자기 경험이 담긴 가사다.

    조동희는 '시절사전'에선 만남, 고백, 사랑, 희망, 이별, 아픔, 추억, 시간을 소재로 차분한 내레이션도 담았다.

    내레이션에 뒤따르는 보컬은 담백해서 더 큰 울림을 안긴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서 신곡 중 마지막으로 썼다는 가사도 의미심장하다. '마음이 찔려 피가 흐를 때 / 모든 문을 잠글 때 / 알아 결국 그 상처도 / 내 무늬가 되는걸'.

    그는 "노래를 잘하는 뮤지션이 있고, 기타를 잘 연주하는 뮤지션도 있을 테지만, 저의 무기는 가사다. 좋은 글은 쉬운 글이기에 가사를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동희는 레이블 '최소우주'를 운영하며 오빠(조동진·조동익)들이 이끈 작가주의 음악 집단 '하나음악'과 '푸른곰팡이'의 정신을 잇고 있다.

    그는 "음악에 대한 책임과 고집이 강한 사람들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곳에 소속이 되는 순간 '내 것'을 하지 못하지 않겠느냐. 변색 없이 제 음악을 하고 싶기에 최소우주를 지켜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오빠의 존재는) 일종의 빛 같았지만 숙제이기도 했다"며 "그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음악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떠올렸다.

    조동희는 다음 달 14일 오후 6시 서울 홍대 살롱 문보우에서 3집 발매 기념 공연을 열고 신곡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제 음악으로 다른 누군가를 생(生)하게, 살아나게 하고 싶어요. 저도 한 번 쓰러져 본 사람이기에 다시 일어나는 게 얼마나 힘들고 경이로운 일인지 잘 알거든요. 제 음악이 누군가를 살게 하는 치유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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