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스크린 속 내 모습 부끄럽지만…스스로 칭찬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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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 공연 실황 영화 11일 개봉…"주인공은 나 아닌 팬들"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제 모습을 (극장) 스크린으로 마주 보는 게 처음엔 너무 두렵고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제 얼굴보다, 저의 노래가 삶의 일부분이 됐다는 사연자들의 이야기가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공연 실황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을 내놓는 가수 김범수는 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무대 인사는 태어나 처음이라 당황스럽고 부끄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오는 11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하는 이 작품은 김범수가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서울을 비롯해 12개 도시에서 선보인 데뷔 25주년 기념 투어 현장을 담았다.
'보고 싶다', '끝사랑', '하루', '지나간다', '나타나' 등 히트곡 무대와 김범수의 노래로 희로애락을 함께한 사람들의 사연이 함께 담겼다. 배우 이병헌이 사연을 읽어주는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김범수는 평소 뮤직비디오와 방송 등 자기가 나오는 작품을 모니터링하는 것을 힘들어한다며 "저에게 박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5년 동안 아무리 좋은 결과물을 내도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이 없었어요. 올해부턴 자신을 칭찬하는 습관을 들이기로 했습니다. 오늘만큼은 자신 있게 25년간 잘 살았고, 올 한 해도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1999년 1집 '어 프로미스'(A Promise)로 데뷔한 김범수는 탄탄한 가창력과 안정적인 라이브를 겸비한 실력파 아티스트다.
2000년 발매한 2집 타이틀곡 '하루'가 히트하며 본격적으로 대중에 존재감을 각인했다. 한동안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지만, 2003년을 기점으로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특히 2011년 MBC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 실력으로 팬층을 넓혔다. 그가 공연 실황을 영화로 내놓는 것도 팬들의 사랑에 대한 보답 차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에요. 그동안 제 노래를 사랑해준 사연자들과 팬들이지요. 저와 함께 한 음악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소중한 시간을 되짚어볼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그분들께 작은 선물이 됐으면 합니다."
이 작품은 콘서트 실황 영화 최초로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해 노래 분위기와 어울리는 다양한 배경을 구현했다. '가슴이 지는 태양'에서는 개기일식을 하는 태양이, '여행'에서는 등대와 넓은 바다가 나오는 식이다.
이주현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은 고은경 감독은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같은 아이돌 작품을 많이 찍었지만, 이번 작품이 그때보다 더 떨리고 영광으로 느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