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허물고, 흥행작 주고받는다…공생 꾀하는 방송사와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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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와 TV의 콘텐츠 연계 '활발'…이제는 글로벌 OTT까지 협업 모색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오명언 기자 = 몇 년 전만 해도 신구(新舊) 플랫폼 대결 구도가 뚜렷하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TV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OTT와 방송사의 다양한 협업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TV 드라마가 OTT에 공개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됐고, 토종 OTT 콘텐츠가 TV에서 방영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글로벌 OTT까지 최고 흥행 작품을 TV로 송출하겠다며 지상파 방송사에 손을 내밀었다.
◇ 인기 TV 드라마는 OTT로, OTT 흥행작은 안방극장으로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만 해도 드라마 업계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지위는 공고했다.
집에서 리모컨만 누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의 파급력이 워낙 컸던 만큼 굳이 OTT에 신작 드라마 방영권을 주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상대적으로 체급이 작은 케이블·종합편성채널을 중심으로 2017년부터 넷플릭스에 신작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JTBC가 2017년 국내 방송사 가운데 최초로 넷플릭스와 글로벌 방영 계약을 체결했고, 지상파 방송사는 2019년에야 신작 드라마를 제공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지상파 드라마가 OTT에서 동시 공개되는 것은 이제 하나의 공식이 됐다. 현재 TV에서 방송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 중 OTT로 다시 보기가 안되는 작품은 한 편도 없다.
역으로 OTT 자체 제작물을 방송사가 방영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토종 OTT가 먼저 움직였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좋거나 나쁜 동재'를 tvN에서 같이 틀었고,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드'를 OTT 공개 후 30분 뒤에 JTBC로 내보냈다. 쿠팡플레이 '새벽 2시의 신데렐라'도 채널A에서 함께 방영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OTT까지 지상파 방송사에 콘텐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MBC는 오는 22일부터 디즈니+ 최고 흥행작인 '무빙'을 방송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주간에는 8회차까지 특집 편성하며, 내년 1월에는 9회부터 일주일에 2회씩 연속해서 방송한다.
MBC 관계자는 "글로벌 OTT와의 이런 협업 사례는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고, 글로벌 기준으로도 거의 없던 일"이라며 "첫 협업이어서 가장 좋은 작품을 가져오고 싶어 '무빙'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 경쟁 관계에서 공생하는 사이로…'윈윈 전략'
원래는 경쟁 관계로 볼 수 있는 국내 방송사와 OTT가 서로에게 콘텐츠를 납품하며 공생하게 된 것은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 환경이 그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광고 수익이 감소한 방송사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제작비 때문에 경영 상황이 어려워졌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하는 글로벌 OTT에 밀려 경쟁 우위를 잃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에는 방송사가 절대적 강자였지만,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전세가 OTT 쪽으로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진입장벽을 치고 OTT를 배척하려던 방송사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글로벌 OTT 입장에서도 방송사와의 협업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뚜렷하다. 비용을 지불하고 가입한 이들만 시청할 수 있는 OTT와 달리 지상파 TV는 접근성 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디즈니+ 관계자는 '무빙'의 MBC 방영에 관해 "좋은 작품을 폭넓게 소개하고,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라며 "디즈니+를 국내 시청자들에게 더욱 잘 알릴 기회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연계 편성이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사는 OTT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젊은 시청자들을 유입할 수 있고, OTT 입장에선 콘텐츠를 폭넓은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어 '윈윈'"이라며 "MBC와 디즈니+의 전략이 성과를 낸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협업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