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보고타', 콜롬비아 현지 촬영과 도전 의식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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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있기보단 도전하려고 해…장르 욕심 많다"
"좋아하는 배우 브래드 피트…주연 배우로서 책임 다할 것"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콜롬비아 올로케이션(전체 장면을 현지에서 촬영)이 컸어요. 스페인어 대사도 많았고요. (영화에서) 안 나오지만 콜롬비아 현지 배우들과의 장면도 많았고요. 그런 새로운 점들이, 도전하는 부분들이 저를 자극하는 게 있었죠."
배우 송중기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고타'는 외환위기 직후 희망을 찾아 가족과 함께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로 떠난 국희가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분투를 그린 영화다. 실제 보고타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송중기는 주인공 국희 역을 맡았다.
송중기는 "(김성제 감독이) 영화 '소수의견'에서 밀도 있게 캐릭터 이야기를 그려주셨던 점과 제 도전 의식이 겹치면서 (작품에 대한) 궁금한 게 컸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지에서 스페인어를 배웠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정해진 대사 외에 애드리브도 했다. 스페인어의 매력에 빠져 지금도 계속 공부하는 중이다.
극중 국희는 보고타에 적응해가면서 도착 당시 순진했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진다. 그의 변화는 짧은 머리에 귀걸이, 깔끔한 정장 등 외적으로도 표현된다.
송중기는 이 같은 변화를 연기한 데 대해 "(국희가) 한국에서 희망 없어 떠났는데, 말도 안 통하고 경제적 능력도 없는 꼬맹이인데, 아빠는 무책임하고 엄마는 무기력했다"며 "자신이라도 엄마를, 가정을 돌보고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생겼겠구나 싶어 거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프리 프로덕션(제작 준비) 단계에서 콜롬비아를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감독님과 피디님을 따라가 현지에서 느낀 지점들을 의상 실장님과 공유했다"며 "현지 업체 가서 귀도 실제로 뚫었다"고 떠올렸다.
국희를 비롯해 극중 인물들은 결국 보고타라는 이역만리에서 '욕망의 지옥'에 갇히게 된다.
"(욕망의 지옥에서) 왜 빠져나오지 못할까, 더 넓은 세상을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경으로 콜롬비아가 설정됐지만, 어디가 됐든, 그곳에 잘 달라붙어 자리 잡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중기라는 배우는 실제 '우물 안 개구리'에 갇히지 않기 위해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최근 영화 '화란', '로기완' 등을 통해서도 색다른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배우를 시작한 점도 그의 이런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고여 있지 않고 안 해본 것들에 도전하려고 한다"며 "제 기질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출연한 경험도 그의 '유목민' 기질을 강화했다. 그는 젊은 세종으로 태종 역을 맡은 백윤식과 대립 연기를 펼쳐 드라마 초기 화제를 끌어모았다.
그는 "스포트라이트 다 받는 주인공만 한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구나, 그 맛을 봐서 그런 것 같다"며 "('뿌리깊은 나무') 당시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에 그가 좋아하는 배우는 브래드 피트다. 역할의 크고 작음에 가리지 않고 출연하는 그의 모습을 좋아한다.
아울러 그의 이런 기질은 새로운 장르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졌다.
"저는 새로운 얼굴이 결국 장르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장르에 대한 욕심이 많아요. 제 캐릭터가 덜 보이더라도 장르가 새로우면 하는 편이에요. (새로운 얼굴의) 욕심은 새로운 장르를 찾는 것에서 해소해요."
그는 그러면서도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도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도 출연한다. 그의 TV 예능 출연은 10여년 만이다.
그는 "다른 분들이 투자해준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며 "이 산업에서는 그 점을 신경 쓰지 않고 개인적인 욕망만 담아서 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분들께 (작품을) '예쁘게 봐주세요'라고 소개하는 게 주연의 역할"이라며 "오랜만에 극장에 개봉하는 영화로 인사드리게 돼서 제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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