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의 '똘끼' 가득한 코미디…통쾌한 재미 잡은 '트리거'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 조회
- 목록
본문
탐사보도 프로그램 PD들의 이야기 그린 디즈니+ 새 시리즈
현실성보다 '사이다'에 중점…유쾌한 케미도 관전 포인트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우리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안에 들어가서 증거를 찍어야 해. 그래야 나쁜 짓을 멈추니까. 다른 이유? 그딴 거 없어"
비장한 얼굴을 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의 팀장 오소룡(김혜수 분)은 팀에 새로 들어온 '중고 신입' 한도(정성일)에게 직업의 사명감에 대해 열변을 늘어놓는다.
듣고 있던 모두가 숨죽인 사무실의 정적을 깬 것은 신입의 한마디. "굳이? 왜요? 그건 너무 올드하달까?"
2화까지 공개된 디즈니+ 새 시리즈 '트리거'의 주인공들은 능력 있고, 정의로운데, 하나같이 '똘끼'가 충만하다.
팀의 중심에 서 있는 오소룡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캐릭터다. 시청률 1위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간판 MC인 그는 취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장전된 총구 앞에서 오히려 "쏴보라"며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낙하산을 타고 출입이 막힌 지역에 잠입하기도 한다.
'트리거' 팀의 신입 한도도 "또라이" 소리를 자주 듣는다. 선배 감독을 향해 소변을 싸고 욕설을 뱉는 '오줌 테러'를 저질러서 드라마국에서 방출당했다는 소문이 회사 내에 자자하다.
3년 차 조연출 강기호(주종혁)는 오소룡과 한도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역시 평범하지는 않다. 오소룡 팀장을 존경하고, 한도를 질투하며, 또 이들과 울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이다.
드라마는 이처럼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로 모인 '트리거' 팀이 경찰도, 검찰도 해결하지 못 한 강력 사건들을 끝까지 추적하며 정의를 구현하는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펼쳐낸다.
사이비 종교, 동물 학대, 스토킹 범죄 등 현대사회의 어두운 범죄와 사건·사고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뤄내는데, 이를 무겁게만 끌고 가진 않는다.
전반적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현실성보다는 속 시원한 '사이다'에 초점을 맞췄다.
오소룡과 팀원들이 기발한 방법으로 취재를 하나씩 해나가는 전개 자체는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소룡이 카메라 앞에 서서 촌철살인 대사로 정의를 구현하는 장면은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코믹한 케미(호흡)가 웃음을 자아내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열정 넘치는 팀장 오소룡과 개인주의적인 신입 한도는 사사건건 부딪치고, 다른 팀원들은 고래 싸움에 낀 새우처럼 쩔쩔매며 식은땀을 흘린다.
배우들의 열연도 관전 포인트로 빼놓을 수 없다.
촬영 중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했다는 김혜수는 추격 장면에서의 액션 연기는 물론,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기대만큼 잘 소화해낸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이름을 알린 정성일은 전작에서의 도도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엉뚱한 '아웃사이더' 같은 모습을 그려내고, 주종혁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작품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