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이번엔 1등상 탈까…베를린영화제서 신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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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연기자

    33번째 장편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홍상수 감독(왼쪽)과 출연진
    홍상수 감독(왼쪽)과 출연진

    [촬영 김계연]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산 중턱 오르막길을 1996년식 자동차 한 대가 오른다. 동화(하성국)는 여자친구 준희(강소이) 부모의 전원주택을 보고 크기에 놀란다. 준희의 아버지 오령(권해효)은 딸과 사귄 지 3년 됐다는 시인 동화의 가지런한 수염이 마음에 든다. 마침 준희 어머니 선희(조윤희)도 시를 쓴다.

    홍상수 감독의 33번째 장편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20일 저녁(현지시간) 제7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주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2천여석을 채운 관객은 인물들의 실없는 대화에도 손뼉을 치며 웃었다. 이 작품은 경쟁 부문에 초청된 다른 영화 20편과 함께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놓고 겨룬다.

    영화는 30대 시인 동화가 준희를 부모 집에 차로 데려다 주다가 오령을 만나 처음 인사하고 하루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전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령은 낡았지만 멋진 동화의 자동차도 몰아보고 산 정상에 올라 막걸리도 함께 마신다. 준희를 천사라고 부르는 동화는 오령에게 딸을 잘 키워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오령도 곱게 자란 딸이 무척이나 대견하다. 동화 커플은 집에 틀어박혀 가야금만 켜는 준희 언니 능희(박미소)를 데리고 시내에 나가 점심으로 보리밥을 먹고 절 구경도 한다.

    준희는 시를 쓰며 주말에 결혼식 동영상 촬영 일로 돈을 번다. 변호사 아버지가 있지만 경제적으로 기대지 않는다. 동화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다가 깔끔하게 갈 것이라고 말한다. 준희는 현실에 초연한 동화가 마음에 든다. 동화는 절에서 느닷없이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인간이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럴 땐 준희도 동화의 단정짓는 태도가 못마땅하다.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건 어떻게 아냐는 것이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전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령은 키우는 닭을 잡아 백숙을 만든다. 준희 엄마 선희도 합류해 저녁 자리에 모인 다섯 명은 백숙을 안주 삼아 막걸리와 와인을 마신다. 겸손하고 속 깊어 보여 오령에게 점수를 땄던 동화는 술이 들어가자 속내를 드러낸다.

    과거 홍상수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대개 소주 또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며 폭음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막걸리나 와인으로 도수를 낮추고 있다. 올해 65세인 홍 감독은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초청작 '여행자의 필요'에서 주인공 이리스(이자벨 위페르)가 소주 아닌 막걸리를 마시는 이유에 대해 "내가 이제 나이가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삶과 관계, 예술에 대해 각자 철학을 늘어놓다가 가식과 허세를 확인하는 씁쓸한 술자리 풍경은 여전하다. 실제 부부 권해효와 조윤희, 홍 감독의 건국대 영화과 제자인 하성국은 홍상수 영화에 거의 고정 출연하고 있다. 강소이는 지난해 '여행자의 필요'부터 합류했다.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촬영 김계연]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부유한 부모를 둔 예술가 동화에 영화제작자 집안 출신 홍 감독이 투영됐다고 해석했다. 스크린데일리는 "평소답지 않게 특정 주제가 강조된 느낌이어서 홍 감독의 풍자적 절제를 좋아하는 관객은 조금 실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매체 rbb는 "홍상수의 가장 위대한 영화는 아니지만 아주 괜찮은 작품인 건 분명하다"고 했다.

    관심은 베를린영화제가 극진히 아껴온 홍 감독에게 이번엔 황금곰상 트로피를 안기느냐다. 홍 감독은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시작으로 베를린영화제에 12편의 작품을 냈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곰상 여우주연상 김민희)부터 지난해 '여행자의 필요'(은곰상 심사위원대상)까지 모두 다섯 차례 상을 탔고 이 가운데 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만 두 번이다. 경쟁 부문 수상작은 22일 저녁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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