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거물' 콤스, 성매매·범죄단체 핵심혐의 무죄…종신형 면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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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섹스파티' 조직적으로 강압"…'마피아 처벌법' 적용했다가 실패
뉴욕 법원 배심원단, 형량 낮은 2개 혐의만 유죄 인정…판사, 보석 불허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힙합계 거물 션 디디 콤스(55)가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범죄조직을 운영했다는 핵심 혐의에서 무죄를 받으며 종신형에 처할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뉴욕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2일(현지시간) 콤스에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가운데 성매매 강요 2건과 범죄단체 활동(Racketeering) 공모 1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다만, 배심원단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 2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성매매 강요의 경우 혐의당 최소 15년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범죄단체 활동 혐의 역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반면 성매매를 위한 운송죄는 최고 형량이 10년으로, 그에게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중 처벌 수위가 가장 가볍다.
배심원단은 콤스가 받는 혐의 중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 대해 입장이 엇갈리며 전날 오후까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으나, 이날 오전 결국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퍼프 대디, 디디라는 활동명으로 더 잘 알려진 콤스는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계에서 명성을 떨쳐온 인물이다.
지난해 5월엔 콤스가 2016년 3월 LA 호텔 복도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가수 캐시(본명 카산드라 벤투라)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콤스에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그가 본인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자신들에게 약물을 투여한 채 다른 남성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하는 등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 국토안보부가 지난해 3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콤스의 자택을 대대적으로 수색했고, 같은 해 9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그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콤스가 '프릭 오프'(Freak Offs)로 알려진 '섹스파티'를 열면서 호텔 객실에서 피해 여성들에게 마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하고, 콤스가 지켜보는 앞에서 행사에 초대된 남성들과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고 봤다.
프릭 오프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거나 그를 불쾌하게 한 여성들은 잔인하게 폭행하거나 녹화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같은 섹스 파티를 여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범죄활동이 이뤄졌다고 보고 조직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리코'(RICO)법을 적용했다.
단순한 성범죄 사건이 아니라 성공한 힙합계 거물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범죄조직을 운영하며 수십 년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이번 재판에서 연예계 인사를 포함한 증인 30여명을 부르며 콤스의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반면 콤스 측 변호인은 검찰이 콤스의 사생활 관계를 조직범죄 및 성매매 사건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여성들이 금전적인 동기에서 콤스가 범죄 행위를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콤스가 성적으로 문란한 '복잡한' 인물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 여성들이 강압 없이 모두 자발적으로 섹스 파티에 참여했음을 주장하며 핵심 증인들의 증언이 일관성이 없고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해왔다.
실제로 재판 과정에서 벤투라와 '제인'이란 가명을 쓴 피해자들은 증언 중 콤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으며, 프릭 오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자 메시지를 콤스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평결 후 제이 클레이튼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성명을 내고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충격적인 사실은 성범죄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해 있다는 것"라며 "뉴욕 시민들과 모든 미국인은 이 재앙이 중단되고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콤스 측은 판사에 보석 석방을 구하는 서한에서 "검찰은 콤스가 조직범죄를 통해 20년간 범죄를 저지른 괴물이라고 말하며 이 재판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했다"며 "배심원단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죄 2건만 유죄로 인정했는데 이들 범죄는 훨씬 덜 심각한 성격의 범죄"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을 맡은 아룬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콤스 측의 보석 요청은 반려했다.
콤스가 유죄 평결을 받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죄는 백인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1910년 제정된 '맨법'(Mann Act)에 따른 것으로, 성매매나 음란행위 등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과 함께 주(州) 경계를 넘는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한다.
이번 유죄 평결로 이론적으로는 콤스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짧은 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포스트는 이미 1년 가까이 구속수감된 콤스가 앞으로 수개월 정도만 수감 생활을 더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재판은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매춘 사건 재판으로 드러났다"라고 한 법률 전문가 말을 인용해 지적했다.
한편 콤스는 이번 형사재판 외에 그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피해자들로부터 최소 50건의 민사소송에 직면한 상태다.
벤투라는 지난 2023년 콤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2천만 달러를 받고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