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BIFF] ③ 질곡의 시간 함께한 조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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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제 30년 함께 이끌어온 든든한 후원자

    영화평론가부터 배우, 자원봉사자까지…위기 때마다 아낌없는 지지

    감사 인사하는 배우와 화답하는 자원봉사자들
    감사 인사하는 배우와 화답하는 자원봉사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인들만의 잔치에 그쳤더라면 지금의 명성은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수많은 질곡 속에서도 지지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영화제가 오늘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빛나는 주연보다도 더 값진 헌신을 보여준 조연의 손길이 영화제를 지켜낸 것이다.

    ◇ 세계와 부산을 이어준 영화인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을 받은 영국의 영화평론가인 토니 레인즈.

    부산영화제 초창기 그는 프로그램 어드바이서로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돕는 등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그는 이후에도 여러 방면에서 힘을 보탰다.

    해외의 영화평론가 중에 가장 한국 영화에 정통한 그는 한국 영화가 해외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석상 발표하는 토니 레인즈
    지석상 발표하는 토니 레인즈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017.10.21 [email protected]

    2016년 '다이빙 벨' 상영 이후 부산시와 영화제가 갈등을 겪고 있을 때는 해외 영화인들과 힘을 모아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의 공개서한을 부산시에 보내기도 했다.

    일본에 사는 이란 영화인 쇼흐레 골파리안도 영화제와 인연을 이어가는 중요한 영화인 중 하나다.

    그는 매번 이란 영화, 영화인을 초청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과거 영화제 준비 과정에서 이란의 한 다큐멘터리 프린트를 확보하려 했는데, 판권 소유주가 분명하지 않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때 영화제 측이 쇼흐레 골파리안에게 프린트를 요청했고, 겨우 프린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는 문화가 다르다 보니 영화제에서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럴 때마다 쇼흐레 골파리안이 구원투수처럼 등장해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 후원금 전달식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 후원금 전달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위기 속에서 빛난 후원

    부산국제영화제의 고질적 문제인 재정 조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영화인들의 후원은 꾸준했다.

    1997년에는 배우 안성기, 차인표, 김혜수, 신현준, 최지우 씨 등은 의류 CF에 함께 출연해 출연료를 영화제에 기부했다.

    같은 해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왕자웨이 감독도 수익금을 선뜻 부산영화제에 희사하면서 우의를 과시하기도 했다.

    온 나라를 뒤흔든 IMF 사태 때도 도움의 손길은 끊이지 않았다.

    2000년 결성된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모임'은 바자를 열어 재원 마련에 힘을 보탰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80여개의 여성단체가 모였는데, 이듬해에도 계속됐다.

    2001년에는 부산지역의 기업인, 의료인, 학계 인사, 언론인 등이 모여 부산영화제를 후원하는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당시 첫해에만 1억원에 가까운 후원금이 모금됐다.

    시민의 따스한 손길도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신원을 밝히기 거부한 할머니 한 분이 10만원이 든 봉투를 후원금으로 내놓으시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외에도 BNK부산은행을 비롯한 부산에 있는 향토 기업들은 영화제가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후원해주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발대식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발대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자원봉사자가 움직인 영화제

    자원봉사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숨은 주역으로 불린다.

    이들은 영화제 현장에서 안내, 진행, 운영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자원봉사자는 제1회부터 영화제를 함께 이끌었다.

    초창기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도 잦았는데 영화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몸소 뛰어 해결했다.

    당시 상영관에 쥐가 나온다는 소식에 고양이를 풀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관객이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항의했고 결국 자원봉사자들이 고양이를 잡으러 다녀야 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자원봉사자는 영화제에 매료돼 전국에서 모인 남녀노소로 구성된다.

    자원봉사자로 20대가 많은 편이다 보니 중·장년층이 많은 유럽 영화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젊어 보인다는 평을 많이 받는다.

    부산에서 국제 행사가 많이 열리지 않던 시절에는 희소성 때문에 자원봉사자 경쟁률이 한때 10대1에서 15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제는 이들의 노고를 인정하고자 매년 폐막식 마지막에 자원봉사자의 이름을 화면에 띄우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일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관람객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개막작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2020.10.21 [email protected]

    이름이 올라가는 4∼5분 내내 폐막식에 참여한 관객과 영화인들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02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가 현재는 영화제에서 일하고 있는 강정룡 커뮤니티비프 실장은 "참여 이유는 각양각색인데 딸, 아들과 함께 봉사하고 싶다며 참여하시는 부모님이 있는가 하면 봉사 문화가 궁금하다며 지원하는 영화제 거래처 직원도 있다"며 "올해도 7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에서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자원봉사자 가운데 70% 이상이 부산 거주민이었는데 지금은 타 지역민들이 절반 이상으로, 심지어 이들은 자비로 숙박할 곳을 마련해서 참여한다"며 "청년 유출로 고민이 많은 시점에 타지에서 온 자원봉사자가 부산에 머물 경우 생활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추후 이들이 부산에 거주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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