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할 말 아냐'…트럼프, 영화감독 피살 조롱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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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우위 무색"…'우익 아이콘' 커크 피살 때와 대조
공화당 내부 시끌…"무례하고 부적절, 술집취객이나 할 말"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2025년 12월 1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 방어 훈장 수여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본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REUTERS/Evelyn Hockstein) 2025.12.16.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유명 영화감독 롭 라이너와 프로듀서 미셸 싱어 라이너 부부의 피살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에 이들의 죽음이 자업자득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라이너 감독 부부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의 고급 주택가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은 이 부부의 아들 닉(32)을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
라이너 감독은 '프린세스 브라이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 맨',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 등 히트작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들의 죽음이 롭 라이너가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유발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은 "'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 일명 'TDS'로 알려진 이성을 마비시키는 질병에 따른 그의 거대하고 고집스러우며 치료 불가능한 집착"이었다고 주장했다.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올해 9월 암살당한 이래 트럼프 지지자들은 좌파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패륜적으로 조롱하고 있다며 강한 비난을 해 왔으나, 트럼프의 이번 발언으로 할 말이 마땅치 않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갑자기 입장이 뒤바뀌었다"며 게다가 비극적 죽음에 대해 조롱 발언을 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글을 올리기 불과 몇 시간 전인 14일 밤 우파 논객 잭 퍼소빅은 "롭 라이너와 그의 아내가 당한 끔찍한 살인사건을 축하하는 우파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며 "찰리 커크 피살사건에 대한 좌파의 반응과 비교해 보라"며 우파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했다가 머쓱한 입장이 됐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토머스 메시(공화·켄터키) 연방하원의원은 "롭 라이너에 대한 감정이 어땠던가와 무관하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 대한 이런 발언은 부적절하고 무례하다"고 지적하면서 "공화당 동료 의원들과 부통령, 백악관 직원들은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이) 무서워서 그냥 무시할 것인가?"라며 아무도 저런 발언은 옹호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매우 악화된 마저리 테일러 그린(공화당·조지아) 연방하원의원은 라이너 부부의 죽음에 대해 "가족의 비극이며, 정치나 정적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많은 가정들이 마약중독과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가족구성원을 다뤄야 한다. 정말 힘든 상황이어서 공감해줘야 하며 특히나 살인까지 벌어졌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연방하원의원은 CNN의 제이크 태퍼 앵커에게 "이런 말은 술집 취객에게서나 들을 만한 것이지 미국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비판이 대세가 될 가능성은 낮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 방송은 트럼프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 전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의 피습 사건 등에 조롱하는 발언을 했고 자신의 정적들을 상대로 한 폭력을 옹호하는 듯한 언사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재게시(re-upping)하는 것이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공화당의 선택을 요약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