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엄마·'탈조선' 20대…영화로 보는 韓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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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원작 '한국이 싫어서'·'딸에 대하여'·'대도시의 사랑법' 잇따라 개봉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이민을 택한 청년부터 성소수자 딸을 둔 엄마, 이성애자인 여자 친구와 사랑보다 더 진한 우정을 나누는 남자 동성애자까지.
일상에서 마주하기 쉽지 않은 주인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준 한국 베스트셀러 소설이 잇따라 영화로 나온다.
30일 영화계에 따르면 장건재 감독이 연출하고 고아성이 주연한 '한국이 싫어서'는 다음 달 중 개봉한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에서의 삶에 환멸을 느껴 뉴질랜드로 떠나는 20대 후반 여성 계나(고아성 분)의 이야기다.
원작은 학벌·재력·외모 등 모든 부분에서 평균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살아가며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주인공이 이민이라는 모험을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대화 형식으로 풀었다.
2015년 출간 당시 이른바 '탈조선'(대한민국을 떠나고 싶다는 의미의 신조어) 현상과 맞물려 특히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영화제 측은 "우리 청년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와 다양한 고민을 가감 없이 드러내 공감을 사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명 소설을 뼈대로 한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는 오는 9월 4일 극장에 걸린다.
딸(임세미), 그리고 그의 동성 연인(하윤경)과 함께 살게 된 나(오민애), 세 사람이 완전한 이해 대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다.
김혜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원작은 2017년 출간돼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았다.
성소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의 엄마에게도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엄마는 밖에서는 무연고 노인의 요양 보호사로 일하면서, 집에서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딸을 통해서 약자를 향한 혐오와 배제의 메커니즘을 목격한다.
평소 다양한 삶을 존중하던 주인공이 막상 자기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내면의 이중성을 비추기도 한다.
영화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상과 올해의 배우상(오민애)을 받았으며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관객상과 CGK촬영상(김지룡)을,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선 감독상을 가져갔다.
이언희 감독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10월 2일 관객을 찾는다.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태생적 비밀을 숨기는 법에 통달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원작은 박상영 작가가 2019년 내놓은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다. 남성 동성애자인 '나'가 여성 이성애자인 대학 동기 재희와 한집에서 살며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퀴어 서사 안에 청년 세대의 사랑과 상실, 삶과 죽음을 깊이 있게 성찰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제39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대중적 인지도를 한층 높였고, 8부작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공개될 예정이다.
영화는 정식 개봉에 앞서 9월 열리는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을 통해 최초 공개된다.
영화제 측은 이 작품에 대해 "규범의 흐름 속에서 개인과 그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며 "공감대와 젊음, 정체성, 그리고 사랑의 복잡한 탐험을 매혹적인 시각으로 담아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