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이틀 앞…영화 팬들이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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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 풍자한 '원 배틀'·인종차별 녹인 '씨너스', 작품상 놓고 경쟁
'씨너스', 역대 최다수상 기록에 도전…이란戰 와중에 정치적 목소리 나올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작품상 경쟁부터 역대 최다수상 기록 가능성, 이란 전쟁에 대한 영화계의 목소리, 축제를 장식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국적인 무대까지 외신들이 주목한 관전 요소를 살펴봤다.
◇ 백인 우월주의 풍자한 추격극 vs. 흑인이 중심에 선 뱀파이어 공포물
영화 팬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최고상에 해당하는 작품상 수상작이다.
현재 작품상 후보에는 장준환 감독의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부고니아'를 비롯해 'F1 더 무비', '프랑켄슈타인', '햄넷', '마티 슈프림',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이하 원 배틀), '시크릿 에이전트', '센티멘탈 밸류', '씨너스: 죄인들'(이하 씨너스), '기차의 꿈' 등이 올라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숀 펜 주연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너스'다.
두 영화 다 메시지가 뚜렷하고, 아카데미 시상식 전초전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배우 시상식(구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각각 좋은 성적을 거뒀다.
먼저 '원 배틀'은 백인 우월주의와 이민 정책에 대한 풍자가 짙게 묻어나오는 추격극이다.
주인공 팻(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이 과거 혁명조직원이었고, 시작부터 수용소에 침입해 이민자를 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원작인 '바인랜드'는 196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 속 이민자를 단속하는 경찰,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등의 모습이 오늘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비추는 듯하다.
'씨너스'는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뱀파이어 공포물로, 그 안에는 뿌리 깊은 인종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1930년대 작은 술집에 모인 흑인들이 뱀파이어 렘믹의 공격을 받고, 이에 맞서는 과정을 담았다.
쿠클럭스클랜(KKK·미국 백인 우월주의 단체)과 블루스 등 흑인 인종차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을 버무렸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아주 오랜만에 오스카상 경쟁이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 '씨너스', '타이타닉'·'벤허' 제치고 최다 수상 기록 깰지 주목
'씨너스'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무려 1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만약 '씨너스'가 이 가운데 12개 부문에서 상을 탄다면 '벤허',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각 11개)을 제치고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 '씨너스'의 의상 디자인을 맡은 루스 카터의 경우 올해 '최고의 의상 디자인' 상을 받으면 아카데미 경쟁 부문에서 세 차례 수상한 최초의 흑인이 된다고 ABC 뉴스는 전했다.
루스 카터는 앞서 '블랙 팬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동일한 상을 받은 바 있다.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아카데미 장식할 '케데헌' 무대
한국 시청자 입장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축하 무대에 기대가 모인다.
극중 걸그룹 '헌트릭스'의 보컬을 맡았던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직접 무대에 올라 '골든'을 열창할 예정이다.
그저 '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인 '골든'만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이 무대가 한국 전통악기 연주와 무용 퓨전 공연으로 시작해 '케데헌'의 뿌리가 된 민속학적인 요소와 문화적 영감을 기릴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케데헌'의 수상 여부도 관심사다.
'케데헌'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과 주제가상 두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여러 외신이 '케데헌'을 유력 수상 후보로 점치고 있다.
연예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저녁의 가장 화제가 되는 순간을 장식한다면 정말 놀랍지 않겠느냐"며 "'겨울왕국'의 '렛잇고' 이래로 어린이 영화 주제곡이 이렇게 여러 시상식 경쟁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 이란 감독들도 참석…트럼프 행정부 꼬집을 정치적 목소리 나올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란 전쟁까지 이어지는 와중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정치적인 목소리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올해 시상식에는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이란 영화계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참석한다.
파나히 감독은 이란 당국의 검열과 체포, 가택 연금, 출국 금지 등 갖은 탄압을 받으면서도 영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온 거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미국 고섬 어워즈에서도 3관왕을 차지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국제 영화 부문 후보에 올라가 있다.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
앞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할을 맡았던 배우 마크 러펄로, 코미디언 겸 배우 완다 사이크스, 너태샤 리온, 진 스마트 등 여러 배우가 ICE 과잉 단속을 비판하며 '비 굿' 배지를 달고 레드카펫 위에 섰다.
또 2월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가 수상 소감 전에 "ICE 아웃"이라고 외쳐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