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유채훈 "오디션 유통기한 2년이라지만…경계 없는 매력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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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수기자

    신보 '스푸마토' 발표…"정체성 몇 년간 고민, 나는 그저 노래하는 사람"

    싱어 유채훈
    싱어 유채훈

    [모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번 작품은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제 보컬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입니다."

    그룹 라포엠의 유채훈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팬텀싱어 3'의 우승팀 라포엠의 멤버이자 테너, 그리고 크로스오버 가수.

    높은 팀 인기만큼이나 꽤 긴 길이의 '명함'을 가진 그가 5일 세 번째 미니음반 '스푸마토'(Sfumato)로 돌아왔다.

    올여름 산뜻하고 서정적인 노래로 돌아온 유채훈이 스스로 앞에 붙인 단어는 단 두 글자 '싱어'(Singer).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신보 발매를 앞둔 그를 인터뷰했다.

    유채훈은 "지난 앨범은 덧칠한다는 의미의 '임파스토'(Impasto)였는데, 이번에도 경계와 경계를 부드럽게 흐리며 이어준다는 '스푸마토'라는 미술 용어를 테마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통기한은 2년이라는 말을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는데 이제 데뷔 4년, 몇 달 뒤면 5년에 접어든다"며 "놀랍고 신기하다"고 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여름시'를 비롯해 소리꾼 장사익의 대표곡을 리메이크한 '찔레꽃', 시원한 팝록 사운드의 '저니'(Journey), 감성적인 '드림'(Dream), 도시에 대한 애정을 노래한 '도시음'까지 다섯 곡이 담겼다.

    '여름시'는 누구나 했을 여름의 사랑이 묘사된 곡으로,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인다.

    유채훈은 타이틀곡에 대해 "내게는 도전 같은 곡이었다"며 "가장 듣기 편한 곡을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녹음하면서도 '이렇게 힘을 빼고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색했죠. 이 앨범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장르와 커버곡까지 넣어 경계를 허물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100㎏짜리 벤치 프레스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빈 봉을 들면 흔들리지 않겠느냐. 흔들리지 않으려 더 섬세하게 잡다 보니 몸에 힘이 더 들어가서 힘든 것과 같았다"며 "기술적으로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앨범명 '스푸마토'처럼 장르의 경계를 허문 그의 도전은 오랜 기간 겪은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싱어 유채훈
    싱어 유채훈

    [모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양대 성악과 출신인 그는 2020년 속한 팀 라포엠이 '팬텀싱어 3'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4년 동안 팀과 솔로 활동을 숨 가쁘게 병행하면서 자신이 어떤 음악인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라포엠 그리고 유채훈으로 활동하면서 한 가지 장르만 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건드렸죠. 나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지만 모두 통칭하려면 그저 노래하는 사람, '싱어'가 맞겠더라고요."

    유채훈은 "음악적으로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며 "어떤 음악 스타일이 떠오르면 그것을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아직도 (도전 거리를)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앨범 수록곡 가운데에서는 장사익의 대표곡 '찔레꽃'이 눈에 띈다. 조심스러운 리메이크 요청을 받은 장사익 측이 흔쾌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들려달라"고 해 성사됐다.

    유채훈은 "어차피 선생님의 버전을 내가 넘어설 수 없기에 차라리 새로운 곡이라고 생각하며 접근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생각을 많이 하니 어느새 내가 (장사익) 선생님 흉내를 내고 있더라"며 "두 번째 부를 때 내게서 나오는 소리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부르자고 마음먹으니 정리가 쉽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채훈은 지난달 발매된 '돌아온 디바' 정미조의 새 앨범 수록곡 '떠나요'에도 듀엣으로 참여했다.

    그는 "사실 '떠나요'라는 곡 자체가 베이스 바리톤의 키로 제 음역과 맞지 않았는데, 선생님의 서포트를 받아 새로운 톤을 들려드릴 수 있게 돼 좋았다"며 "살랑살랑한 분위기도 비슷해서 이번 '여름시'를 부를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싱어 유채훈
    싱어 유채훈

    [모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라포엠이 인기를 얻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성격도 MBTI(성격유형검사) 'E'(외향)에서 'I'(내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시간을 쪼개 카메라를 들고 야외에 나가 사진을 촬영하는 게 소중한 취미란다.

    유채훈은 "사진이든 음악이든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음악에서 얻은 영감을 사진으로 표현할 때도 있고, 사진을 찍고서 긍정의 멜로디를 부를 때도 있다. 예술이란 그렇게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신보 발매를 기념해 오는 10∼1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단독 콘서트도 연다. 올가을에는 라포엠의 첫 미국 투어도 예정돼 있다.

    "팀 앨범을 마무리하고 콘서트를 하며 개인 앨범 작업도 병행하다 보니 체력적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지요. 하지만 현장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할 수 있을 때 하자'는 생각이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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