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시리즈 신작 '에이리언7'…전통 따르면서 개성 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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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에이리언' 시리즈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시리즈의 DNA는 배우 시고니 위버가 주연한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에이리언'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의 관객은 끝도 없는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극도로 위험한 생명체와 마주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공포에 전율하게 된다.
14일 개봉한 '에이리언: 로물루스'(이하 '로물루스')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전작 '에이리언: 커버넌트'(2017) 이후 7년 만의 신작이다.
시간적 배경은 2142년으로, 1편(2122년)과 2편(2179년)의 중간에 해당한다.
거대 기업 '웨이랜드 유타니'가 개척한 식민지에서 아무 희망 없이 노동자로 살아가던 레인(케일리 스패니 분)은 친구 타일러(아치 르노)의 권유로 몇 명의 청년들과 함께 새 삶을 찾아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레인과 남매지간으로 단짝인 인조인간 앤디(데비이드 존슨)도 함께한다.
이들은 '로물루스'라는 이름의 우주 기지에 도착한다. 우주 공간에 버려져 사람이 살지 않는 이곳에서 레인과 친구들은 먼 행성으로 떠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찾다가 무서운 생명체와 마주치게 된다.
'로물루스'는 우주 개척 시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거대 기업, 극도로 강인하고 잔혹한 외계 생명체, 인간의 지시를 따르는 듯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시리즈의 전통적인 설정을 그대로 따르지만, 전작들에선 볼 수 없는 개성이 눈에 띈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에이리언'에서 보듯 전작들은 외계 생명체가 등장할 때까지 꽤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지만, 이번 작품에선 그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그만큼 이야기의 템포가 빠르다.
인간의 얼굴을 덮쳐 몸에 유충을 심는 '페이스 허거', 유충이 성장해 사람의 몸을 찢고 나오는 '체스트 버스터', 인간을 잡아먹고 성장한 '제노모프' 등 변태를 거듭하는 외계 생명체도 더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첨단 시각특수효과(VFX)가 이들을 실감 나게 구현하면서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전작들이 무서운 존재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 때 빚어내는 긴장감에 무게를 뒀다면, 이번 작품은 그 모습을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써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전작들에선 외계 생명체와 맞닥뜨린 사람들이 30∼40대 전문가였지만, '로물루스'의 주인공 레인과 친구들은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는 20대 청년이라는 점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전작들에서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리플리와 같은 극 중 인물들은 중대한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곤 했지만, '로물루스'에선 그런 장면을 찾아보기 어렵다. SF 영화가 선보일 수 있는 깊이도 전작들보다는 줄어든 느낌이다.
그러나 때로는 철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레인과 친구들은 젊음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로물루스'는 곳곳에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숨어 있다. 시리즈의 팬에겐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이야기가 복잡하지 않아 전작을 한 편도 안 본 사람도 영화를 즐기는 데 아무 무리가 없다. 다만 영화의 시간적 배경을 고려할 때 1편인 '에이리언' 정도는 보고 극장에 간다면 재미가 한층 커질 듯싶다.
국내에서 100만명의 관객을 모은 '맨 인 더 다크'(2016)를 연출한 우루과이 출신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로물루스'의 제작을 맡아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갔다.
알바레즈 감독은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의 '에이리언' 시리즈를 향해 띄우는 러브 레터"라며 "아직 '에이리언' 시리즈를 접한 적이 없는 분에겐 시리즈를 알아가기에 이상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9분.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