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풍광처럼 시원한 액션과 유머…영화 '필사의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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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정·김광규·손종학·성동일 등 '신 스틸러'에 눈길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김재훈 감독의 신작 '필사의 추격'은 기본 구도만 보면 서부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석양의 무법자'(1966)가 떠오른다.
쫓고 쫓기는 세 남자의 이야기인 데다 셋 중 누구도 선한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필사의 추격'은 변장술을 써가며 귀신같이 남을 속이는 사기꾼 인해(박성웅 분),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분노조절장애 형사 수광(곽시양), 대만의 무자비한 폭력 조직 보스 린팡(윤경호)의 이야기다.
대만에서 활동하던 린팡이 마약 범죄망을 확장하려고 제주도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해도 어디선가 돈 냄새를 맡은 듯 제주도에 모습을 드러내고, 서울에서 근무하던 수광도 갑자기 제주도로 발령받으면서 세 남자가 한곳에 모인다.
린팡의 폭력 조직은 재래시장 '유니 상가'를 통째로 사들이려고 하지만, 유 회장(예수정)이 이끄는 상인들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힌다. 폭력 조직과 상인들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세 남자의 운명도 한 데 엮이기 시작한다.
코믹 액션을 표방하는 '필사의 추격'은 역동적인 액션과 가벼운 유머를 끊임없이 펼쳐낸다.
일대일 격투와 집단 난투극을 아우르는 액션은 꽤 강도가 높지만, 어둡고 잔인한 분위기로 흐르는 듯하다가도 어딘가에서 코믹한 요소를 드러낸다.
예수정을 비롯해 수광의 선배 형사 역을 맡은 김광규, 수광의 이웃 할아버지 역의 손종학, 택시 기사를 연기한 성동일 등 조연이나 카메오로 나오는 노련한 베테랑 배우들이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데 한몫한다.
여기에 제주도 풍광이 펼쳐지면서 시원한 느낌을 자아낸다. 수광이 배를 타고 바다를 보면서 "진짜 멋지네"라고 감탄할 땐 관객도 그와 한마음이 된다.
세 남자 가운데 유일하게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인 인해는 극에 미스터리를 불어넣지만, 그 정체를 예상외로 일찍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단순한 대결 구도로 바뀌고 긴장감도 떨어지는 느낌이다. 인해의 미스터리를 좀 더 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액션 스릴러 '악마들'(2022)로 데뷔한 김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김 감독은 한때 제주도에 살면서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로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는 것을 보고 '필사의 추격'을 구상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를 구축하고 조합하는 데 각별한 신경을 썼다며 "캐릭터들의 개성과 매력으로 완성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행복의 나라'와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비롯한 기대작들이 한꺼번에 출격하면서 한껏 달아오른 올여름 성수기 막바지에 개봉하는 '필사의 추격'은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21일 개봉. 110분.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