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칸영화제 개막…류승완 '베테랑 2' 등 韓장편 2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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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영화 청년, 동호'도 초청…경쟁 부문 진출은 2년 연속 실패
트럼프 젊은 시절 그린 영화 주목…란티모스·코폴라 등 거장과 경합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제77회 칸국제영화제가 오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개막작 '더 세컨드 액트' 상영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여정에 들어간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등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경쟁 부문에는 전 세계에서 총 22편의 영화가 초청받았다.
한국 작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대신 두 편의 영화가 비경쟁 부문의 초청장을 받았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 2'는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오는 21일 상영된다. 류 감독과 주연 배우 황정민, 정해인 등은 상영회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1천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베테랑'(2015)의 속편으로,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박선우 형사(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삶을 담은 김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는 칸 클래식 부문을 통해 오는 16일 상영된다.
칸 클래식은 고전 명작이나 영화사의 중요한 인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부문으로, 우리 영화인의 다큐멘터리가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편 영화로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상원 영화과에 재학 중인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가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됐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를 선보이는 경쟁 부문이다.
임 감독의 첫 연출작인 '메아리'는 술에 취한 청년들에게 쫓겨 금지된 숲으로 도망친 옥연이 몇 년 전 영감과 혼인한 앞집 언니를 만나게 돼 여성으로 사는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경쟁작 가운데에선 이란 감독 알리 압바시의 '어프렌티스'가 여러 거장의 신작을 제치고 가장 주목받는 분위기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로, 대선 정국을 맞은 미국에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배우 서배스천 스탠이 트럼프 역을, 제러미 스트롱이 우익 변호사이자 정치 해결사 로이 콘 역을 각각 맡았다.
칸이 총애하는 압바시 감독은 '경계선'(2018)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았고 '성스러운 거미'(2022)로는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할리우드에서 주로 활약하는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도 눈에 띄는 경쟁작이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8), '가여운 것들'(2023)을 통해 란티모스 감독의 페르소나로 떠오른 에마 스톤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란티모스 감독 역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송곳니'), 심사위원상('더 랍스터'), 각본상('킬링 디어')을 받은 칸의 총아다.
'대부' 3부작 등을 통해 1970년대 할리우드를 이끌었던 백전노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메갈로폴리스'도 경쟁 부문의 초청장을 받았다.
코폴라가 '트윅스트'(2011) 이후 13년 만에 내놓는 신작인 이 작품은 사고로 파괴된 뉴욕을 유토피아로 재건하려는 건축가의 이야기다. 애덤 드라이버가 주연을 맡았다.
코폴라는 '컨버세이션'(1974)과 '지옥의 묵시록'(1979)으로 두 차례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이후에 내놓는 작품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올해가 35년 만이다.
이 밖에도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이 연출한 '파르테노페', 지아장커 감독 '코트 바이 더 타이즈', 자크 오디아드 감독 '에밀리아 페레즈',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 '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 등 쟁쟁한 거장들의 작품이 올해 칸영화제 주요 상을 놓고 경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