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를 가다] ⑥ "여기가 시네마 천국"…구례 중동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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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민우기자

    연극·영화로 자신감 배양…6학년 전체 영화제작 참여

    나눔·공감 문화 정착…특성화 모델학교로 주목받아

    [※ 편집자 주 = 학령 인구 감소로 농어촌학교는 물론 도시 일부 학교도 갈수록 학생 수가 줄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학교가 사라지면, 그 지역의 소멸 속도도 빨라집니다. 학교가 있어야 지역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작은 학교는 폐교 위기를 딛고 저마다 특색있는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농산어촌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도시 학생들의 유학을 유도하는 등 지역사회와도 함께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광주와 전남지역 대표적인 작은 학교 7곳을 살펴보고 이러한 교육·사회적 성과들을 확산하기 위한 전문가 조언 등을 소개합니다.]

    영화 '어우렁 더우렁' 제작 모습
    영화 '어우렁 더우렁' 제작 모습

    [구례 중동초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구례=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서울에서 시골의 한 작은 학교로 전학해 온 서준이는 낯선 교실 풍경에 당혹스러워한다.

    여학생들은 닭싸움을 하고, 남학생들은 머리띠를 하며 놀고 있었던 것.

    다음날 서준도 머리띠와 화장을 하고 등교했는데, 전날 의아스러웠던 친구들의 모습은 선생님이 역지사지의 의미로 남녀의 역할을 바꿔보라고 한 것을 알게 됐다.

    한번 더 당혹스러워 한 서준은 교실에서 나갔지만, 뒤따라온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다시 어울린다.

    15분 분량의 단편영화 '어우렁 더우렁'은 서준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암시하며 막을 내린다.

    전남 구례군 중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만든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순천스쿨영화제 당선작으로 상영됐다.

    중동초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화 제작에 도전했다.

    6학년생 10명 전원이 교사와 함께 시나리오를 만들고 영화에 출연했다.

    촬영은 콘텐츠 제작일을 하는 학부모가 재능기부를 했다.

    이 영화는 오는 9월 열리는 서울 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됐다.

    중동초는 올해 특성화모델 학교로 지정돼 도교육청으로부터 매년 2천500만원씩 3년간 지원을 받게 됐다.

    중동 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중동 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구례 중동초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산수유로 유명한 산동면에 있는 중동초는 1936년 문을 열었다.

    여느 작은 학교와 마찬가지로 중동초도 1970년대만 하더라도 전교생이 수백명에 달했지만,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현재는 전교생이 28명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아졌는데, 그 중 18명이 타지역에서 온 유학생이다.

    중동초는 학교를 되살리기 위해 대도시 유학생 유치에 나섰고, 자연 속 체험학습과 영화, 오케스트라로 특성화 교육을 내세웠다.

    내 고장 맥(脈) 도전활동을 통해 저학년은 산수유 둘레길을 걷거나 섬진강 변을 달리고 고학년은 지리산 천왕봉 등반에 나섰다.

    2020년 전남문화예술협회의 지원을 받아 첫발을 디딘 중동오케스트라는 2022년 제18회 전남 음악콩쿠르에서 2등을 차지했다.

    작년에는 광양 제1회 전국 음악콩쿠르에서 현악합주 2등과 전남 제21회 전국음악 콩쿠르 대상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산수유 씨앗마을과 협업을 통해 사포 저수지에 벽화를 그리기도 하고 모내기나 감자 수확 체험도 했다.

    스키 체험
    스키 체험

    [구례 중동초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다양한 체험과 특성화 교육으로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 두 자녀와 구례에 둥지를 튼 이윤희씨는 "아이가 1년간 학교에서 생활하며 얻은 보물이 자신감인 것 같다"며 "친구가 적다 보니 서로 맞춰가는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고, 천왕봉 등정 등 평소 하기 힘든 경험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중동초는 연극과 영화를 통해 학교를 홍보할 계획이다.

    지역사회를 위해 산수유 홍보 영상도 만들어 유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호준 교장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서로 신뢰하는 문화가 잘 형성된 학교"라며 "서울에서 온 학부모와 지역 학부모가 잘 어울려 별빛 캠프도 여는 등 갈등이 없는 좋은 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능기부로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는 영화단체와 협업을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도 구축해 중동초만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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