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3' 염유리 "성악가의 길 놓으려던 제게 팬클럽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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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으로 '강화유리 멘털' 갖춰…모든 장르 잘하는 게 목표"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음악가 생활을 포기할지 갈림길에 서 있던 차에 트로트에 도전해보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듣고 용기를 얻었죠. 성악을 전공할 때만 해도 이런 제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어요."
대학 시절 성악을 전공한 염유리에게 트로트는 음악가의 길을 포기하기 전 마지막으로 발을 들인 길이었다. 트로트를 즐겨듣는 어머니 덕에 장르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무대에서 꺾기 창법을 소화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팝페라 가수로 무대에 서는 날을 바랐지만 염유리는 트로트라는 길에서 꿈을 이뤘다. 그는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3'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매일 믿을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염유리는 지난 7일 연합뉴스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팬클럽이 생겼다는 사실도, TV에 제 모습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다"며 "이제야 가수가 됐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트롯3'에서 '성악 전공 트로트 가수'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사 실수로 인해 11위를 한 그는 10명이 진출하는 준결승전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으나, 심사위원 김연자에게 '발성 천재'라는 평을 받는 등 실력을 입증했다.
염유리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봐주셨다"며 "성악을 했는데 바로 트로트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으로 인식해 주셨다"고 돌아봤다.
오디션 기간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와 달리 속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렸다. 성악과 판이한 트로트 발성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취약점인 춤을 보완하기 위해 새벽까지 레슨과 연습을 이어갔다.
그는 "어떤 분야든 다른 분야에서 전향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 노력했다"며 "트로트 발성을 아직 제 것으로 만들지 못해 여전히 연습 중"이라고 했다.
처음 출연한 오디션이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그는 방송 출연으로 얻은 것이 더 많았다. 특히 반복되는 경연과 경쟁이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평소 마음이 약해 친구들에게 '유리 멘털'이란 소리를 들었는데 끊임없는 경쟁 덕분에 '강화유리 멘털'을 갖췄다"며 "다시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도전해 실수를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시작된 '미스트롯3' 전국 투어 콘서트에 '화제의 출연자' 자격으로 함께하게 된 것도 성과였다. 그는 방송을 계기로 결성된 팬클럽 '클라스'와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어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콘서트에 임하고 있다.
염유리는 "제 덕에 가족이 모이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뜻깊다"며 "가족이 제 팬컬러인 흰색으로 옷을 맞춰 입은 모습에서 그 힘을 느꼈다. 평소 독설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도 방송 기간 예뻐해 주셨다"고 웃음 지었다.
팬클럽에 관해서는 "저를 보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 주시고, 멀리서 와주시는 모습이 죄송스러우면서도 감사하다"며 "팬들의 얼굴은 몇십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2019년 데뷔곡 '바람처럼 네게 갈테니'를 발매한 염유리는 첫 트로트 음반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늦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만큼 하루빨리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한다.
염유리는 "발라드 트로트부터 정통 트로트까지 능숙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고민이 많다"며 "아직 제가 무대에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시는 팬도 많은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래하는 모습을 앞으로 길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가수가 될 테니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