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펀치에 KO패…'범죄도시 4'에 체면 구긴 할리우드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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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혹성탈출 4' 성적 저조…"예견된 흥행 부진"
개봉 앞둔 '퓨리오사' 대항마 가능성…"예단은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범죄도시 4'의 극장가 독주가 길어지면서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력이 워낙 막강해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더 저조한 성적에 영화계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1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극장에 걸린 '범죄도시 4'는 개봉 24일째인 전날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한 이후 하루도 정상을 빼앗기지 않았다.
반면 '범죄도시 4' 개봉 2주 차에 나온 할리우드 액션·로맨틱코미디 영화 '스턴트맨'은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누적 관객 수는 20만명을 간신히 넘겼다.
라이언 고슬링과 에밀리 블런트라는 스타 배우를 내세우고, 홍보를 위해 정식 개봉 전 한국에서 대규모 유료 시사회까지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스코어다.
인기 시리즈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 4')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 영화는 '범죄도시 4'의 관객 운집 속도가 다소 떨어진 이달 8일 개봉했으나 아직 7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며칠간은 일일 박스오피스 4∼5위로 하락하는 등 힘이 더욱 빠진 양상이다. 앞서 나온 1∼3편은 각각 277만명, 400만명, 200만명을 모았지만 4편의 경우 100만명도 넘기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계에서는 '범죄도시 4'가 4월 말로 개봉 일정을 잡으면서 할리우드 작품의 흥행 실패는 일찍이 점쳐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범죄도시' 2∼3편 사례를 봤을 때 4편도 개봉 후 최소 한 달 동안은 독식이 예상됐다"면서 "한국 작품들도 이 기간에는 개봉을 피할 정도인데, (비교적 대중성이 떨어지는) 할리우드 영화는 흥행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스턴트맨'의 경우 '범죄도시 4' 상영점유율이 70%를 훌쩍 넘겼을 때 나와 가장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어려운 승부라고는 생각했다"면서도 "이렇게까지 대패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혹성탈출 4'는 전작의 후광이 있고 '범죄도시 4' 개봉 3주 차에 나와 '범죄도시 4'의 흥행 기세가 한풀 꺾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다.
5월 개봉작 중 '범죄도시 4'와 경쟁 구도를 이룰 만한 할리우드 영화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퓨리오사') 정도가 꼽힌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이후 9년 만에 나오는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전편은 393만여 명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고, 탄탄한 마니아층도 보유하고 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최근 시사회에서 공개한 '퓨리오사'의 만듦새를 봤을 때 "200만 관객을 동원한 '듄: 파트 2'보다는 많은 관객을 기록할 만한 영화"라면서도 "최근 극장가 판도가 종잡을 수 없어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