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도문센' 난다 작가 "지친 이들 웃으며 볼 애니메이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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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EBS 애니화 앞두고 서면 인터뷰…"작사가 도전, 생각보다 더 재밌었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취미는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던 '워커홀릭' 대기업 부장이 회사의 지시로 동네 문화센터에 잠입한다.
원래 목표는 문화센터 부지를 소유한 회원들과 가까워진 뒤 토지를 사들여 쇼핑몰을 짓는 것이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취미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묵향 가득한 교실에서 난을 치고, 실뭉치를 들고 다니며 뜨개질하고, 함성이 가득한 트로트 가수 콘서트장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다.
취미 생활의 효용과 즐거움을 다룬 웹툰 '도토리 문화센터'(이하 도문센)의 난다(필명·43) 작가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지난해 9월 완결된 이 웹툰은 그해 '오늘의 우리만화' 상을 받았고, 내년 6월에는 EBS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다. 드라마 제작도 예정돼 있다.
난다 작가는 "육아할 때 밤에 맥주를 마시며 멍하게 TV를 보고 웃는 경험을 했는데,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웃게 해주는 콘텐츠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됐다"며 "(애니메이션 '도문센'도) 힘을 다 소진한 사람이 실없이 웃으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도문센'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연재 중인 일상툰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작가가 만든 스토리 웹툰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전에도 남편과 함께 만든 게임 회사 만화 '어른이라 다행이야', 임신·출산 만화 '내가 태어날 때까지' 등을 내놨지만, '도문센'은 완전한 허구의 창작물이란 점이 다르다.
그는 "개그와 판타지, 현실 표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웠다"며 "처음 이야기를 만들 때는 만화의 톤을 가볍게 잡으면 무거운 부분도 개그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고두리 부장이 문화센터에서 취미의 즐거움을 배웠다면, 난다 작가도 '도문센'을 통해 하나 배운 것이 있다.
작가는 "시작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끝내는 법을 배운 것 같다"며 "늘 3회차까지만 쓰고 덮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 덕분에 난다 작가는 작사가로도 데뷔했다.
작중 트로트 가수 오리진이 부르는 노래 '쌀쌀한 그대'를 원본 사운드트랙(OST)으로 만들면서 노랫말을 썼다. 이 노래는 배우 이장우가 불렀으며, 내년에 음원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눈물 순애남'의 사랑과 이별을 테마로 잡고 1절은 이별 장면, 2절은 첫눈에 반한 순간을 가사로 표현했다"며 "전문가도 아닌데 망치면 어쩌지 싶어 후회도 했지만, 막상 생각보다도 더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난다 작가는 14년간 자기 일상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일상툰을 연재 중이다.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가지만 말 한마디, 에피소드 하나에도 독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고 가끔은 거센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가진 생각을 50컷 내외로 천천히 세심하게 전달할 기회가 있고, 그것을 가까이 다가와서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면서도 "다만, 내가 실수했을 때 가족들까지 언급되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진짜 나의 솔직한 마음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침범당하지 않고 내 중심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난다 작가는 '도문센'의 주인공 고두리 부장이 완결 후 1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지낼지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도토리 문화센터에서 얻은 경험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돌보며 일했으면 좋겠어요. 옆에서 (작중 비서실 직원) 소운이가 잘 보좌하고 있을 것 같아요. 탕비실도 재깍재깍 잘 채워놓고 겨울에 배탈이 잘 나는 고 부장에게 성능 좋은 핫팩도 미리 챙겨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