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레이크 "음악적 수혈 받았더니…시야가 열리는 듯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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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니음반 '세미콜론' 발표…데뷔 17년 만에 외부 프로듀서와 작업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데이브레이크라는 팀을 한곳에 머무르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음악적으로 수혈을 받아 좋은 방향으로 가고 싶었죠. 그러려면 외부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원석)
올해로 데뷔 17년을 맞은 밴드 데이브레이크는 9일 발매된 새 미니음반 '세미콜론'(SEMICOLON)을 준비하면서 커다란 변화를 꾀했다.
지금까지는 팀 내에서 자체 프로듀싱으로 앨범을 내왔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외부 프로듀서와 힘을 합쳤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데이브레이크는 "외부 프로듀서와 함께 곡을 선정하고 방향성을 가다듬은 것은 데뷔 17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선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원석(보컬), 김선일(베이스), 김장원(키보드), 정유종(기타)으로 구성된 데이브레이크는 지난 2007년 앨범 '어번 라이프 스타일'(Urban Life Style)로 데뷔한 이후 '들었다 놨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좋다' 등의 히트곡을 냈다.
네 멤버는 이들 대표곡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유쾌한 감성을 앞세워 단독 콘서트와 음악 축제 무대로 팬들과 소통해왔다.
이번 신보에는 더블 타이틀곡 '세미콜론'(SEMICOLON)·'올드 & 와이즈'(Old & Wise)를 비롯해 '리듬(Rhythm), 이 밤은', '영원하라' 네 곡이 담겼다.
'세미콜론'은 역대 이들의 타이틀곡 가운데 유일하게 단조로 이뤄진 팝 록 장르로, 이별을 맞닥뜨린 혼란한 심정이 묘사됐다.
김장원은 "우리가 그동안 밝고 경쾌한 타이틀곡이 많았는데, 마이너(단조) 곡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금의 계절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소개했다.
'올드 & 와이즈'는 화려한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신나는 일렉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레트로한 신스팝이다. 살면서 한 번쯤 고민하는 '나' 자신에 대한 가사가 울림을 안긴다.
이원석은 이 곡에 대해 "데이브레이크가 지금 시점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며 "우리도 참 뜨거웠던 순간이 있었다는 점, 그 순간이 지났을 때의 아쉬움과 그리움, 그러나 마음속에는 여전히 뜨거움이 있다는 괴리를 극복하려는 고민을 노래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고민은 팀의 음악적 지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17년 차 밴드가 어떤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야 할지 고심을 거듭했고, 외부 프로듀서와 단조 타이틀곡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해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저희가 하고 싶던 이야기가 많아서 자체적으로 음악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충분히 있었죠. 그걸 해냈을 때 찾아오는 희열도 컸고요. 그런데 이제는 무언가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원석)
이원석은 "(외부 프로듀서의 곡을 쓰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멜로디가 진행되는 걸 보니 내가 부르던 길과는 달라서 재미있더라"며 "앞으로 음악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시야가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선일도 "오랫동안 (고민이) 누적된 느낌이 있었다"며 "각자 음악을 하던 사람들이 모인 밴드라는 형태로 십수 년 음악을 하다 보니 (창작의 영감이) 소진된 부분도 있었고,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욕망도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데이브레이크는 오는 28∼29일 서울 예스24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 '세미콜론'을 열고 신곡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나이를 의식한 적은 없지만 내년이면 50세라니 신기했습니다. 앞으로 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요." (이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