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 2' 리들리 스콧 감독 "로마 냄새가 날 만큼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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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개봉 앞두고 화상 기자회견…"속편 만드는 건 위험한 작업"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영화는 즐기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선 많은 고증을 거치죠. 우리도 로마 제국의 건축, 의상, 생활 양식 등을 로마의 냄새가 날 정도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조사했답니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액션 블록버스터 '글래디에이터'(2000)를 연출한 할리우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은 25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작 '글래디에이터 2'의 제작 과정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조사하고 이해하되 어떻게 나만의 버전으로 영화화할 것인가 질문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의 속편 '글래디에이터 2'는 다음 달 13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북미 지역 개봉일은 같은 달 22일이다.
1편의 주인공인 검투사 막시무스가 죽은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로, 폭군 카라칼라 황제가 통치하는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한다.
로마 제국에 정복당한 변방 누미디아의 청년 루시우스(폴 메스칼 분)가 로마로 끌려가 검투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콧 감독은 "속편을 만드는 것은 위험한 작업이다. 많은 사람이 1편보다 별로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글래디에이터 2' 연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글래디에이터 2'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 것은 1편이 나온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때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4년 정도 묵혀 뒀다"며 "그렇게 8년이 지난 뒤에도 여러 일을 하느라 더 기다려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1편에서 생존한 모자(소년 루시우스와 어머니 루실라)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념을 잡고 나서는 모두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작업했다"고 회고했다.
'글래디에이터 2'는 1편을 넘어서는 웅장한 스케일의 액션 장면을 담고 있다. 원형 경기장을 물로 채우고 배를 띄운 채 검투사들이 전투를 벌이기도 한다.
루시우스를 검투사로 발탁하는 마크리누스 역을 맡은 덴젤 워싱턴은 "세트장의 압도적 규모 때문에 현장에 도착하면 배우가 극 중 인물에 몰입할 준비가 저절로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은 "스콧 감독은 우리가 진짜 로마인이 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세트장과 같은 제작 지원으로 만들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인공 루시우스를 연기한 폴 메스칼은 무적의 검투사에 걸맞은 체격을 만들려고 열심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스콧 감독이 항상 내 몸을 검사하듯 위아래로 샅샅이 훑어볼 때 그 시선의 따가움을 견뎌야 했다"며 웃었다.
스콧 감독은 "감독으로서 할 일은 캐스팅을 잘하는 것"이라며 "그게 잘 됐다면 배우에게 이런저런 연출 지시를 하면서 여러 번 찍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