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4' 웨스 볼 감독 "시리즈의 새로운 챕터 여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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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앞두고 화상 간담회…"영화 속 세계 완벽 몰입해 빠져들 것"
"韓영화 훌륭…눈 높은 한국 관객도 재밌게 볼 거라 자신"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이 영화의 존재 이유를 탄탄하게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했어요. 저는 그저 '혹성탈출' 4편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 4')를 연출한 웨스 볼 감독은 7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리즈의 완전히 새로운 챕터를 열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영화는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 마지막 편 '종의 전쟁'(2017) 이후 7년 만에 나오는 신작으로, 3부작의 주인공 시저가 죽은 뒤 몇 세기가 흐른 때를 배경으로 한다. 침팬지 노아(오언 티그 분)가 인간을 사냥하는 프록시무스(케빈 듀랜드) 군단에 맞서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할리우드 공상과학(SF) 영화 '메이즈 러너' 시리즈로 유명한 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볼 감독은 "분위기가 무거웠던 전작들과 비교하면 이번 편은 톤이 가벼워졌다"며 "노아의 모험을 많이 부각하면서 새로운 시작이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동적인 스토리와 볼거리 등 '혹성탈출' 시리즈의 주요 성공 요소는 그대로 녹여냈다고 그는 소개했다.
볼 감독은 "3부작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새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까지) 완전히 갈아엎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혹성탈출' 시리즈가 남긴 유산인 '진실이란 얼마나 연약한 것인가'라는 메시지는 4편에서도 이어받았다"고 했다.
1968년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이 첫 편을 내놓으면서 시작된 '혹성탈출'은 수많은 속편과 리메이크 작품, 리부트 작품이 나온 할리우드 대표 프랜차이즈다.
볼 감독은 "50년 이상 꾸준히 인기를 구가해 온 데에는 문화와 국경을 넘는 보편적인 스토리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라며 "4편도 보고 나오면서 생각을 곱씹고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볼 감독 역시 1968년 나온 오리지널 영화의 시리즈를 보며 자랐다고 한다. 그는 당시 너무 어려서 스토리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비주얼만큼은 또렷이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인간들은 풀숲에 숨어 있고 유인원은 말을 타고 있는 장면은 이번 영화에도 나온다"면서 "시저라는 인물이 남긴 신화가 후대에도 내려와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편은 시퀄(기존 작품의 작중 시간대 이후를 다루는 속편)과 프리퀄(기존 작품의 작중 시간대 이전을 다루는 속편)을 합친 듯한 영화라고 봐도 된다"며 "리부트 3부작과 1968년 원작의 좋은 점을 다 담고 있어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층 발전한 시각특수효과(VFX)를 바탕으로 구현해낸 영상미와 스펙터클에 대해서도 그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단순히 비주얼이 엄청난 영화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는 볼 감독은 "관객이 완벽하게 영화에 몰입해서 이 세계에 푹 빠지기를 바랐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VFX 스튜디오로 꼽히는 웨타 FX가 '혹성탈출 4'의 비주얼 전반을 책임졌다. 유인원들은 물론이고 우거진 밀림, 바다, 폐허로 변한 빌딩 숲을 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로 표현했다. 러닝타임 중 35분가량은 100% CG로 만들어진 장면이다.
볼 감독은 특히 VFX로 물을 구현한 장면을 보고 자신 역시 감탄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비주얼 면에 있어서) '혹성탈출' 3부작보다는 '아바타: 물의 길'과 더 가까울 정도로 실제 같은 영상이 나온다"면서 "덕분에 관객은 영화 속 세계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여기고 모험과 판타지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가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눈이 높다"며 "(그런 한국 관객들도) 이 영화를 재밌게 봐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