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시 존스, 잭슨 '팝의 황제'로 만든 전설…"대중음악을 예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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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수기자
    최주성기자

    내한 공연·버클리 유학생 선발 등 한국과 인연…"K팝, 미국서 성공할 것" 예측도

    2013년 내한 당시 기자회견을 하는 퀸시 존스
    2013년 내한 당시 기자회견을 하는 퀸시 존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최주성 기자 = 3일(현지시간) 별세한 퀸시 존스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대표 앨범이자 명반으로 꼽히는 '오프 더 월'(Off The Wall) '스릴러'(Thriller) '배드'(Bad) 등을 프로듀싱한 미국 대중음악계의 거장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4일 연합뉴스에 "대중음악 역사에서 존스를 빼놓고 이야기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위대한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이자 슈퍼스타였다"고 고인에 관해 설명했다.

    마이클 잭슨은 존스와 호흡을 맞춘 이들 앨범이 대중과 평단 모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음악을 넘어 대중문화의 전설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스릴러'(Thriller), '비트 잇'(Beat It), '빌리 진'(Billie Jean), '배드'(Bad),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 등 마이클 잭슨의 명곡으로 꼽히는 히트곡들이 이들 앨범에 수록돼 있다.

    1933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존스는 10대 때 트럼펫 연주자로 레이 찰스와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다. 이후 보스턴의 실링거하우스(지금의 버클리음대)에서 수학하며 음악적 재능을 키웠다. 1950년대부터 클리포드 브라운, 듀크 엘링턴 등 유명 재즈 아티스트의 앨범을 작업하며 명성을 쌓았고, 1962년에는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A&R 레코드사의 부사장직에 올랐다.

    이후 그는 점차 재즈에서 팝 쪽으로 전향해 1980년 자신의 독자적인 레이블인 퀘스트 레코드(Qwest Records)를 설립해 프로듀서뿐 아니라 뮤지컬, 영화음악, TV 프로그램 제작 등 다방면으로 활약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존스는 재즈로 시작해 보사노바와 브라질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며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가 되면서 재즈 화성에 관한 탄탄한 지식과 힙합 리듬에 대한 선진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마이클 잭슨의 스타성,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 퍼포먼스를 극대화하는 음악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임 평론가는 "존스는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앨범으로 마이클 잭슨을 '팝의 황제'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2011년 내한 기자회견 중인 퀸시 존스
    2011년 내한 기자회견 중인 퀸시 존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존스는 생전 한국과도 인연이 남달랐다.

    존스는 2011년 처음으로 방한해 당시 이미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키던 K팝 산업 전반을 둘러봤다. 이 내한은 존스 측이 한국 음악과 문화에 관심을 보여 초청 형식으로 성사된 것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때 타이거 JK, 보아,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존스는 첫 내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그간 중국과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며 "뮤지션의 제작 과정에서 전문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음악에 혼이 느껴진다는 점에 감명받았다. 한국 음악의 미래는 밝다"고 K팝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그는 2년 뒤인 2013년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첫 내한 공연도 열었다.

    이미 K팝의 잠재력에 주목했던 존스는 2013년 기자회견에서는 "'강남스타일' 등 K팝이 미국에서 크게 히트했는데 한국과 미국은 음악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아티스트들이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존스의 이 같은 '선견지명'은 이후 몇 년 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걸그룹 블랙핑크·트와이스 등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현실이 됐다.

    존스는 이후에도 2013년 '퀸스 존스 스콜라십 바이 CJ' 프로그램을 통해 버클리 음대 한국인 유학생 4명을 직접 심사해 선발하고, 2016년 홍콩에서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현 마마 어워즈)를 계기로 마련된 '크리에이터스 포럼'에도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2016년 '마마'에서는 '가치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존스는 대중음악계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음악가"라며 "프랭크 시내트라, 마이클 잭슨, 엘라 피츠제럴드, 세라 본과 함께 그들의 명반을 만들었다. 긴 시간 동안 대중음악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대중음악을 예술로 승화시켰고, 영화음악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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