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망작' 속출…4천억원 들인 '조커2' 수입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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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미나기자

    '집콕 관람' 스트리밍 시대 관객 눈높이↑…"평점 나쁘면 극장 안 가"

    지난 9월 30일 LA에서 열린 '조커: 폴리 아 되' 시사회
    지난 9월 30일 LA에서 열린 '조커: 폴리 아 되' 시사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올해 할리우드에서 큰돈을 들이고도 흥행에 크게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4일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 2')는 전날까지 북미에서 5천426만달러(약 743억원), 북미 외 시장에서 1억1천340만달러(약 1천553억원)를 각각 벌어들여 총 1억6천766만달러(약 2천296억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영화 제작과 극장 개봉을 위해 투입된 비용이 거의 2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영화정보사이트 IMDB의 자료 등을 토대로 이 영화 제작에 약 2억달러, 마케팅·배급 비용으로 1억달러 등 총 3억달러(약 4천109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하면서 "극장 상영이 끝날 때까지 이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구 타격에 빗대 "워너브러더스가 조커 2에 큰 스윙을 휘둘렀으나, 큰 헛방망이질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 영화의 전편인 '조커'(2019)는 할리우드에서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돼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당시 제작비 5천500만달러(753억원)가 투입된 이 영화는 총 10억7천896만달러(약 1조4천776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이런 성공에 고무된 워너브러더스는 이 영화를 만든 토드 필립스 감독에게 전편의 3배가 넘는 큰 예산을 주고 속편을 맡겼다.

    하지만 조커가 처음 개봉한 2019년 이후 지난 5년간 영화와 미디어 산업은 격변이라고 할 만큼 달라진 환경을 맞게 됐다.

    미국의 영화예매사이트 판당고의 분석 책임자 숀 로빈스는 "스트리밍이 등장하기 전에는 영화의 재무적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더 명확해 보였다"며 최근 몇 년간 영화계 지형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영화 개봉 후 극장 상영을 끝내고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보내기까지 시차를 점점 줄여가면서 극장 관람을 망설이는 관객이 더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보는 관객이라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집 안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특정 영화에 대한 초기 평가가 좋지 않은 경우 영화관까지 가서 볼 유인이 훨씬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개봉한 조커 2의 경우 평단과 초기 관객 평가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관객 평가에서 드물게 낮은 점수인 'D'를 받았고,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평단과 관객 점수 모두 32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와 애플, 아마존 등 스트리밍 업체들은 제작한 영화를 극장 개봉 없이 곧바로 스트리밍에 공개해 광고 수입이나 구독자 확보 등으로 제작비를 회수하는 사업 모델을 추구하지만, 워너브러더스 같은 전통적인 영화 스튜디오에는 주요 투자 작품의 극장 개봉 실패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CNBC는 짚었다.

    이 매체는 올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낸 영화들로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제작비 1억6천800만달러, 흥행 1억7천240만달러),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메가폴리스'(제작비 1억2천만달러, 흥행 920만달러), 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연출한 '수평선: 미국의 전설 - 1장'(제작비 1억달러, 흥행 3천820만달러)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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