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설 "군백기 이후에도 음악적인 성장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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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성기자

    미니음반 '시럽' 발매…"부정적 감정 가사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죠"

    멤버들 군 휴식기 앞둬…"지금의 밴드 열풍 오래가길 바랄 뿐"

    밴드 설
    밴드 설

    [엠피엠지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아무래도 남자들끼리 모이다 보니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보다는 서로 '큰일 나면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끈끈하게 이어져 있죠. 하하."(오명석)

    밴드 설의 멤버들은 낯간지러운 칭찬보다는 짓궂은 말을 주고받는 것이 더 익숙한 사이다.

    1998년생 동갑내기인 네 사람은 밴드 활동에 흥미를 느끼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며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이후 밴드는 정식 데뷔를 거쳐 어엿한 팀으로 거듭났고, 멤버들은 이제 서로를 향한 신뢰를 바탕으로 활동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고 있다.

    멤버들은 지난 27일 발표한 미니음반 '시럽'(XYRUP)이 새로운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설은 최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뮤직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2년 전) 정규앨범 '오브 어스'(of us)로 한 챕터를 마무리했기에 이제는 새로운 장을 열 때"라며 "색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신보 '시럽' 발매하는 설
    신보 '시럽' 발매하는 설

    [엠피엠지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멤버들은 곡의 소재를 바꾸는 작업에서 출발해 새로운 분위기의 앨범을 만들어 나갔다.

    주로 긍정적인 노랫말로 위로를 전하는 노래를 써왔던 이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뤄보자는 생각을 핵심 아이디어로 삼았다. 앨범 제목인 '시럽' 역시 '싫어'라는 말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보컬 설호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뉴스 댓글을 살피며 사람들이 어떤 주제로 갈등을 빚는지 찾아보기도 했다"며 "나름 스스로 부정적인 성격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사를 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 쉽게 나오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 결과 앨범에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기준을 강요하는 모습을 다룬 '디톡스'(DETOX), 외로움에 관한 곡 '케이브맨'(CAVEMAN) 등 7곡이 담겼다. 멤버들은 악기 종류와 연주 방식에도 변화를 준 만큼 기존 곡과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러머 오명석은 "'디톡스'는 몰아치는 드럼 연주로 감성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숲(산과 엘리베이터)'이라는 곡에서는 드럼 톤을 바꿔가며 시원하게 연주하는 등 곡마다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리스트 김도연은 "전반적으로 신시사이저가 모든 곡에 깔려있는데 '숲'에서 재미있게 들리는 부분이 있으니 주목해달라"고 덧붙였다.

    설 단독 콘서트 '시럽' 포스터
    설 단독 콘서트 '시럽' 포스터

    [엠피엠지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앨범이 더욱 특별한 까닭은 밴드가 입대로 인한 휴식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16일에는 서울 예스24라이브홀에서 군 복무 전 마지막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설호승은 "군대를 다녀와서도 밴드에 새로운 것을 기대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하던 대로 하면 휴식기 동안 잊힐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공연에서도 그 기대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베이시스트 이한빈은 "'말도 안 되는 것'이 무대에 하나 올라갈 테니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밴드 음악을 향한 인기와 관심이 늘고 있는 시기에 휴식기를 갖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멤버들은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와서도 밴드 열풍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밴드 열풍이 금방 끝날 현상이라면, 잠시 누리는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이 흐름이 오래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밴드 설
    밴드 설

    [엠피엠지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멤버들은 2018년 데뷔부터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며 마음가짐에 변화를 겪었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약 한 달간 미국을 순회하며 콘서트에 매진했던 경험이 성장의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이한빈은 "처음 밴드를 시작했을 땐 재미를 추구했고, '망하면 접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며 "지금은 팬들도 있고 해놓은 게 있으니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된다.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오명석은 "미국에서만큼 끈끈하게 붙어있던 때가 없었다"며 "3일 연속 공연도 해보고 차로 1천㎞를 이동하며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정신적으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는 설은 군 휴식기를 발판 삼아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지금까지 활동은 10점 만점에 7.8점을 주고 싶어요. 앞으로 밴드가 휴식기를 거치며 얼마나 더 성장해서 돌아올지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설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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