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밤 뜨겁게 달군 넷플릭스…"100년 갈 영화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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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영화 라인업 공개…창작자 7명 초청해 존재감 과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극장에서 영화가 한 번 시작되면 관객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잖아요. 이와 달리 넷플릭스 시청자는 리모컨을 쥐고 있어 영화를 바로 멈출 수 있죠. 그렇게 시청자가 '통제권'을 가지고 제 영화를 보는 만큼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 재밌을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김병우 감독)
"넷플릭스는 정말 먼 곳에 있는 시청자에게도 가깝게 다가가는 플랫폼이죠. 제 영화가 그 다양한 영화들 속에 끼어 세계 방방곡곡의 시청자 눈앞으로 '탁' 가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남궁선 감독)
넷플릭스가 내년에 선보일 영화 '대홍수'의 김병우 감독과 '고백의 역사'의 남궁선 감독은 지난 4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이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에서 내년에 선보일 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내년에 '대홍수'와 '고백의 역사' 외에도 '84제곱미터'(김태준 감독), '계시록'(연상호), '사마귀'(이태성), '굿뉴스'(변성현), '이 별에 필요한'(한지원)까지 모두 7편의 오리지널 영화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달 11일 공개될 '전,란'을 포함한 올해 영화 5편보다 2편 늘었다. 액션과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들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 7명이 모두 참석해 넷플릭스와 작업한 소감을 들려줬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2023)의 이어 '굿뉴스'를 연출하는 변성현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는 관객의 반응을 쉽게 받아볼 수 있다"며 "('길복순'을 시청한) 외국인이 보내준 메시지를 받은 경험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고 돌아봤다.
변 감독은 "'길복순' 작업 당시 좋았던 것은 창작자에 대한 넷플릭스의 지원이 '빵빵하다'는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인 '이 별에 필요한'을 연출하는 한지원 감독은 "넷플릭스와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기회"라고 말했다.
김병우 감독은 "영화는 기술 발전과 함께 진화했다. 그러다가 여기(OTT)에 도착한 것"이라며 "대중은 이미 (극장뿐 아니라 OTT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여기에 맞춰 얼마나 재밌는 영화를 만드느냐가 내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지옥',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등으로 넷플릭스와 작업을 이어온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에서도 '시네마적인 것'을 추구한다며 "넷플릭스에서 시네마적으로 만든 영화를 시청자가 어떻게 봐줄지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창작자를 대거 초청해 영화 라인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계에서 갈수록 커가는 OTT의 영향력을 보여주듯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플릭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의 얼굴과 같은 개막작 '전,란'도 넷플릭스 영화다.
넷플릭스의 한국 영화와 시리즈를 담당하는 김태원 디렉터는 내년 영화 라인업에 대해 "신인이냐 기성 감독이냐의 잣대로 판단하지 않고 좋은 이야기로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영화는 TV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지만, 극장 영화에 못지않은 시청각적 체험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김 디렉터의 설명이다.
그는 "(영화의 영상과 음향 수준을 끌어올리는) 돌비 애트모스와 4K 작업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의 철학은 시청자가 오늘 본 '전,란'이 100년 뒤에도 시청각적으로 밀리지 않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