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CJ ENM 대표 "연간 1조원 투자 계속해 K-콘텐츠 선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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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CJ 무비 포럼…"영화 성공 방정식 더는 안 통해 고민 많아"
(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윤상현 CJ ENM 대표는 4일 콘텐츠 산업에 연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CJ ENM은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는다"며 "국내 최고 수준인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며 K-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J ENM이 내년에 창립 30주년을 맞는 점을 언급하고 "다시 한번 콘텐츠 사업의 본질과 기본기에 충실하고자 한다"며 "'온리원 IP(지식재산)' 경쟁력을 세계로 전파해 문화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갈수록 커가는 영화산업의 불확실성에 대해선 고민도 내비쳤다.
그는 "과거 숱한 천만 영화를 배출하면서 작품성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성공 방정식이 과연 앞으로도 통할 것이냐는 점에서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영화산업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데 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 ENM은 주요 영화가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영화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구창근 당시 CJ ENM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윤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두와 콘텐츠 제작 비용 상승,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등을 불확실성의 요소로 꼽았다.
그는 "OTT가 극장을 대체하는 트렌드도 목격되면서 숏폼에 숏드라마까지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대체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며 "심지어 우스갯소리로 '요새 젊은 친구들을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어두운 곳(극장)에 가둬 놓느냐'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콘텐츠 제작 원가 비용이 급증하면서 많은 콘텐츠 회사와 플랫폼 회사도 좀 더 수익 효율화에 신경 쓰게 되는 상황"이라며 "AI 기술이 영상의 퀄리티(질)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급증하는 제작비를 떨어뜨릴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J 무비 포럼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에서 CJ ENM, CGV, 스튜디오드래곤, 티빙 등 CJ의 콘텐츠·미디어 계열사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콘텐츠 산업 발전을 선도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패널로 나온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부장은 "드라마 제작비가 코로나19 팬데믹 전의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주 수입원인 광고 판매는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성이 낮아지는 부분을 (만회하려고) 해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CGV 경영혁신실장은 "극장 관객 수가 팬데믹 전인 2019년의 60% 수준에 머무른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상당히 더디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2019년의 60∼70%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며 "제작비를 무작정 줄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웰 메이드'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CJ 계열사들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내놓을 주요 작품 라인업도 공개했다.
CJ ENM 영화사업부는 오는 12월 우상호 감독의 '하얼빈'을 시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악마가 이사왔다', '부고니아', OTT 시리즈 '조각도시'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에마 스톤이 주연한다.
티빙은 드라마 '원경', '스터디그룹', '춘화연애담', '러닝메이트',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친애하는 X', '샤크: 더 스톰', 애니메이션 '테러맨' 등을 라인업으로 제시했다.
방송 채널 tvN의 라인업으로는 '원경'을 비롯해 '그놈은 흑염룡', '이혼보험', '별들에게 물어봐', '감자연구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