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김준한 "20년 전 장나라와 공연, 전생의 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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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자랍니다' 당시 드러머…드라마에서 동료 변호사로 재회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너무 신기하지 않아요? '내가 어떻게 이렇게 흘러와서 이런 인연으로 선배(장나라)를 다시 만나게 됐을까' 싶었어요."
배우 김준한은 드러머로 활동하던 2004년 함께 무대에서 공연했던 장나라와 SBS 드라마 '굿파트너'로 재회해 호흡을 맞춘 것이 믿기지 않는 듯 이렇게 말했다.
김준한은 27일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기자들을 만난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마치 인생을 두 번 사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옛날과 완전히 다른 곳에서 선배랑 인연을 맺으니까 음악을 했던 과거의 일이 전생처럼 느껴지고, 지금이 두 번째 인생 같다"고 털어놨다.
김준한은 장나라가 3집 앨범 '나도 여자랍니다'로 활동할 당시 드러머로서 함께 무대에 올랐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밴드 이지(izi) 소속 드러머로 정식 데뷔했다.
이런 그의 과거는 최근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동료 변호사로 장나라와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재조명됐다. 온라인에선 "법무법인 대정 두 변호사의 과거"라며 화제가 됐다.
밴드 이지는 인기곡 '응급실'을 남겼지만, 1집을 끝으로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 당시 김준한은 음악과 연기를 병행하다가 결국 배우 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하나라도 제대로 하려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데, 음악과 연기 둘 다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를 더 설레게 하고 미래가 더 기대되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결국 음악으로 돌아가진 않게 됐죠. 그때 제가 큰 결심을 했던 것 같고, 음악을 하던 시절을 전생에 비유한다면 아마 연기에 전념하기로 한 때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굿파트너'는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이야기다. 대형 법무법인 '대정' 소속 베테랑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가 의뢰인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김준한은 대정 대표변호사의 아들이자 차은경의 가까운 후배 변호사 정우진을 연기했다. 늘 깔끔한 정장 차림에 차분한 말투로 의뢰인을 안심시키고 후배 변호사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조력자다.
다만 이처럼 예의 바르고 차분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배우로서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준한은 "우진은 자기 특징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고 '이렇게 말해도 허허허, 저렇게 말해도 허허허' 하고 받아주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이 되려 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자칫하면 우진이 그저 지루한 인물로 보일 수도 있고 '이도 저도 아닌'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겠다는 걱정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런데 생각 외로 시청자들의 댓글을 보면 우진이의 작은 행동과 행동 사이에 여러 상상을 덧붙여가며 봐주셔서 놀랐다"며 "배우로서 인물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하려고 없는 것을 짜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굿파트너'는 후반부 들어 다소 긴장감이 낮아져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김준한이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 '굿파트너'는 최고 17%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작중 정우진은 가정과 아이가 있는 차은경을 남몰래 좋아하면서도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은경은 남편의 외도로 인해 이혼하지만, 이후로도 우진과 은경의 관계는 좋은 동료로 남는다.
김준한은 이런 드라마의 마무리를 두고 "열린 결말처럼 느껴진다"며 "아마 은경에게는 딸 재희가 있기 때문에 자기 사랑을 찾기 위해서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 같고, 우진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해석은 최근 장나라가 '굿파트너'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말한 것과도 일치한다. 김준한은 장나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 듣고 "역시 저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우진은 차은경의 곁에 동료로서, 친구로서 혹시라도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는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겠죠. 다만 서로를 가장 가까이서 응원하는 '굿파트너'가 분명하다는 걸 마지막까지 보여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