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 파고든 로이킴 "오랜 편안함이 첫 설렘보다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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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으로 음원 차트서 존재감
"신뢰가 가장 중요…인생 함께 노래해주는 가수되고파"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오랜 시간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편안함과 익숙함이 처음의 설렘이나 자극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임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가수 로이킴은 지난달 발표한 신곡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관해 깊이 파고들었다.
대중음악의 영원한 주제가 사랑이라지만, 가벼운 '썸'부터 진지한 만남과 가슴 아픈 이별까지 그 스펙트럼은 무척 넓을 수밖에 없다.
로이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를 정리하듯 인간관계를 가볍게 맺고 끊는 요즘 세태와는 정반대로 쉽게 휘발되지 않는 뭉근한 사랑을 노래했다.
로이킴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사랑의 정의를 일시적인 것보다는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에 둘 수 없을지 고민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관계의 조건은 '오랜 시간을 두고 진해지고 짙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킴은 신곡에서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 처음의 설렘보다 이 익숙함을 소중해할 수 있는 것 / 때론 맘 같지 않아도 /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며 / 솔직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노래했다.
그는 "모든 관계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신뢰란 서로를 위하는 게 느껴지도록 행동하고, 서로가 그렇게 행동하리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한 신뢰는 단기간에 쌓이기보다는 오랜 시간을 통해 형성된다"고 떠올렸다.
이러한 메시지는 로이킴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과 잘 섞여 들었다. 곡 초반 차분하다가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이 몰아치는 보컬과 옛스러운 시카고 드럼(드럼의 일종) 사운드가 계절과도 잘 어울렸다.
이 곡은 올가을 내로라하는 아이돌 스타들이 즐비한 멜론 '톱 100' 차트에서 10위권에 안착하며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로이킴은 "매번 새로운 곡을 만들 때마다 더욱 발전하려 노력한다. 진심을 다해 노래를 만들지만, 대중이 어떻게 들어줄지는 정말 알 수 없는 영역"이라며 "수많은 노래 가운데 이 곡을 사랑해 주셔서 놀랍고,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가을이 되면 많은 분이 발라드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것 같다"며 "이번엔 누구나 알지만 표현하지 않았던 진심을 담으려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이킴이 언급한 '진심'은 노래 가사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 활동 전체를 아우르는 키워드다. 그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쓴 이야기인데도 마치 나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 곡은 좋은 노래의 조건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데뷔곡 '봄봄봄'부터 직접 곡과 가사를 써 온 그는 "오랜만에 다시 들을 때도 여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완곡을 듣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곡"이 좋은 노래라고 했다.
로이킴은 2012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4'에서 우승하며 얼굴을 알린 뒤 이듬해 '봄봄봄'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홈'(Home)으로 TV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누렸다.
그는 "벌써 12년 차가 됐는데,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 것 같다"며 "계속해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저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고자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뷔 초부터 준수한 외모로 사랑받은 그는 "오직 음악으로 빛을 발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활동 초기에는 외모 이야기가 먼저 나오면 아쉬웠다"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더 멋있어지고 싶고, 멋진 음악도 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로이킴은 다음 달 6∼8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같은 달 28일 부산 KBS홀에서 연말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누군가의 곁에서, 오랜 시간, 부담스럽지 않게, 인생의 부분 부분을 함께 노래해준 가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너무 행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