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 "감독에게 '조커' 안 끝나면 좋겠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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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개봉 앞두고 화상 간담회…"레이디 가가는 한다면 하는 배우"
토드 필립스 감독 "1편 향한 비판 알지만, 의식하지 않고 2편 연출"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영화를 찍다 보면 정말 힘든데 '조커' 시리즈를 하면서는 한 번도 지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촬영 막바지엔 감독님께 (영화가)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죠. 이 캐릭터로 풀어나갈 이야기가 여전히 많다고 느꼈습니다."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2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 2') 시사회 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촬영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조커 2'는 코미디언을 꿈꾸던 남자 아서(호아킨 피닉스 분)가 연쇄살인마인 조커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조커'(2019)의 속편이다. 살인 혐의로 아캄 수용소에 수감된 아서와 할리 퀸(레이디 가가)의 만남과 조커의 재판 과정을 담았다.
'조커'로 미국 아카데미 등 각종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쓴 피닉스는 "조커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캐릭터여서 다른 배우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조커가 정신적으로 쇠약해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외모 변신도 꾀했다. 특히 1편 촬영 전과 비교해 24㎏의 체중을 감량하며 화제를 모았다.
피닉스는 "아서가 1편의 마지막 모습보다 더 안 좋은 상태여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 더 많이 살을 뺐다"며 "하지만 (체중 감량보다) 6~8주 동안 하루에 두 시간씩 춤 연습을 했던 게 더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조커 2'는 1편과는 달리 뮤지컬 요소를 적극 활용한 게 특징이다. 아서와 할리 퀸은 노래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둘의 상상 속에서 춤추는 장면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에 대해 토드 필립스 감독은 "아서는 외톨이면서도 로맨틱한 면이 있는 사람이고 그의 머릿속에선 항상 음악이 흘러나온다"며 "1편에는 화장실과 계단에서 춤추는 장면도 있다. (뮤지컬 요소는) 아서가 1편에서 보여준 모습을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닉스는 보컬 코치의 도움을 받아 노래 연습에도 매진해야 했다. 그러나 아서 캐릭터가 불안정하고 광기 어린 인물인 만큼 유려한 노래 솜씨를 뽐낼 수는 없었다. 할리 퀸 역의 가가는 순간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라이브 녹음을 제안했다고 한다.
피닉스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다 노래가 너무 매끄럽게 들리면 안 되고, 아서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으려면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가가는 미국을 대표하는 팝스타답게 영화에서도 가창력을 뽐낸다. 그는 사정상 이날 화상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피닉스는 가가에 대해 "한 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걸 (타인이 하지 못하게) 건들 수 없는 사람"이라며 "100%를 '올인'하고 헌신적으로 준비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필립스 감독은 처음 각본을 쓸 때만 해도 가가를 할리 퀸 역으로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각본이 반 정도 완성됐을 때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찾다가 가가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필립스 감독은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할리 퀸의) 취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하지만 가가는 그걸 너무 잘해줬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면서도 캐릭터의 나약함까지 잘 표현했다"고 칭찬했다.
'조커'는 개봉 당시 전 세계에서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의 티켓 수익을 올리며 흥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52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외화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폭력적인 범죄자에게 연민을 자아내는 서사를 부여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필립스 감독은 이 같은 비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2편을 만드는 데 1편의 평이 간접적으로는 영향이 있었겠지만, 의식적으로 대하진 않았다"며 "1편의 반응을 보고 2편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